거제도 한달살기 #5 - 이름이 재밌는 거제 망치마을, 골목 탐방기 (+망치몽돌해수욕장)

2021. 3. 20. 07:00한국여행 방가/거제

거제도 망치마을

거제살이를 시작하기 전 늘 하던 여행 루틴대로 구글맵에 거제도 주요 명소를 다 찍어놨다. 관광지라 생각지 않았던 지역도 여행할 생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하면 금세 가고 싶은 곳이 한가득이다.

거제 현지인도 1년 안에 다 못 가볼 명소 찍기를 마친 후, 정작 내가 간 곳은 계획에 없던 한 마을이었다.(이럴거면 계획 왜 세움?) 차 타고 드라이브를 하다 우연히 '망치리'라는 도로표지판이 보였고, 이름이 웃기다 생각해 나도 모르게 핸들을 그쪽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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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마을 버스정류장. 시간 확인 필수.

마을 초입에 있는 호떡을 발견하고 여기서부터 오늘 여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거제 와서 이상하게 호떡을 자주 먹는다. 거제 5일장에서, 망치마을에서도 난 호떡을 먹는다.

스세권, 편세권, 붕세권 등 각종 세권(?)들이 난립하지만 그 중 제일은 호세권인 듯. 언젠가 거제 한달살기를 추억할 때, 어디가 제일 좋았냐 물으면 호세권이 있는 거제면과 이곳 망치마을을 꼽겠다.

호놀룰루 해변에서 호떡 먹는 느낌

호떡을 사러 동전을 주섬주섬 챙겨 포장마차로 갔다. 모짜렐라 치즈호떡 하나를 부탁드리니 '잠시만...' 하고 사장님이 안 쪽 펜션으로 들어가셨다. 잠시 후 반죽통을 들고 나오셔서 호떡 하나를 뚝딱 구워주셨다. (펜션에서 반죽했다고 생각하니 괜히 더 믿음이 감)

한적한 시골마을. 잘 꾸며진 집 보면 부러움.

호떡 1개를 들고 좋다고 망치마을 골목을 돌아다녔다. 여행지에 와서 골목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데, 별다른 이유는 없다. '저기까지만, 저기까지만 가보자' 하다 보면 어느새 한 바퀴 다 돌고 만다.

망치마을은 큰 도로변에 편의점, 식당이 줄지어 있고 바다가 보이는 언덕으로 올라가면 일반주택과 펜션이 있다. 경사가 살짝 있어서 걷기 쉽지는 않지만 올라가다보면 바다가 쫙 보인다. 지금은 3월이라 동네가 조용한 편. 여름 성수기에는 복작복작 할 것 같다.

몽돌해변은 신발에 모래가 안 들어와서 좋다.

골목을 다 돌고 바다쪽으로 내려가니 망치몽돌 해수욕장이 나왔다. 거제에는 몽돌해변이 여러 개 있는 것 같다. 망치 해변은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느낌이다. 유명한 곳은 지금 가도 사람이 많겠지.

 

한 번 들으면 중독되는 몽돌 파도소리

몽돌해변의 좋은 점은 파도소리가 예쁘다는 거다. 파도 가까이에 가만히 앉아서 귀 기울여보면 모래 해변과는 확실히 다른, 땡그르르르 하는 소리가 들린다. 한 시간 동안 들어도 질리지 않는 자연의 소리.

파도 멍 좀 때리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 러닝을 좀 했다. 해변가여서 마땅한 데가 있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걷기 편하게 시멘트 발라 놓은 데가 있었다. 거제 한달살기 목표로 매일 러닝 하기를 해놔서 뛸 수 있는 장소를 보면 습관적으로 뛴다. 지금까지는 나름 잘 지켜지고 있는 것 같다. 돌아갈 땐 인생 몸무게로 돌아가야지.

오늘의 러닝 장소는 여기. 거제에서도 확'찐'자 탈출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