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가 필요한 이유. 가치와 제도 알아보기

2021. 5. 31. 23:09사회적경제

▲사회적경제를 알고 싶다면 지자체의 지원센터를 찾으면 됩니다!

내가 '사회적경제'를 알게된 건 참으로 우연한 사건에서였다. 처음엔 건강 문제로 좋은 먹거리를 생협에서 구입한 것이 시작이었다. 음식을 공부하다보니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지금의 환경은 이미 되돌리기 힘들 정도로 파괴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그러한 문제의 이면에 자본주의의 '순수한 잔인함'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구체적인 내 경험을 말하면 이렇다. 유기농 채소가 좋다하여 그걸 좀 사려 했더니 일반 마트에서는 찾기가 어려웠다. 유기농이 없다면 그 다음 좋은 것이 무농약/저농약 채소인데, 그마저도 몇몇 품종에 제한적으로만 존재했다. 결국 내가 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건 농약을 충분히 쳐서 재배한 채소 뿐이었다.

우리 가족이 먹을 음식에 농약을 친다면 어떨까? 내가 직접 생산해도 그렇게 할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럼 농부는 악의적인 의도로 농산물에 농약을 치는걸까? 그것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시장의 요구가 있으니 생산자로써 맞출 뿐이다. (또는 그 반대이거나) 내가 자본주의 이면에 '순수한 잔인함'이 있다고 말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나쁜 의도 없이 결과가 나쁠 때가 있는 것.

모두가 경제 시스템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만 그것이 꼭 올바른 방향으로만 가는 것은 아니다. 저마다 선의를 가지고 있더라도 다른 누군가에게 (의도치 않은) 해를 끼칠 수 있는 것이다. 농부가 농약을 사용하는 이유는 병충해가 없는 농산물을 생산해 공급하고 싶을 뿐이다. 소비자의 건강과 토지 환경을 해칠 목적은 1도 없다는 것이다.

 


 

사회적경제란? 가치와 제도

개인적으로 사회적경제에 관심을 가진 계기를 말하다보니 쓸데없는(?) 이야기까지 하게 되었다. 하지만 정리하면 단순하다.

  •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유기농 채소를 먹고싶다)
  • 자본주의 시스템이 만능키인 줄 알았다.(마트에 가면 항상 유기농 채소가 있는 줄 알았다)
  • 알고보니 자본주의가 만능키가 아니었다.(마트에 가니 농약 친 채소만 있더라)
  • 이제는 기존 시스템에 여러 대안적 모델이 추가될 때다.(생협에 가니 문제가 해결되었다)

그래서 사회적경제가 뭔데? 라고 물으면 여전히 선뜻 대답하기가 어렵다. 사회적경제는 생협인가? ^^;; 그렇게 단정할 수 없지만 아니라고도 할 수 없다.(생협은 사회적경제의 한 형태이다)

사회적경제에 대해 설명할 때 두 가지 방법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사회적경제가 표방하는 가치를 설명함으로써 이것이 뭔지 이해하기. 또 하나는 우리나라의 제도적인 부분을 열거함으로써 사회적 정의를 이해하기.

전자는 내 경험담을 이야기한 것으로 대신하고, 후자를 좀 더 정리하면서 글을 마칠 생각이다.

우리나라에서 관련 법에 의해 규정되는 사회적경제의 카테고리는 다음과 같다.

  • 자활기업: 탈빈곤을 위해 운영하는 기업. 취약계층의 보호와 자립 강조.
  • 사회적기업: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 지역사회 공헌 같은 사회적 목적을 추구.
  • 마을기업: 지역민이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공동의 문제를 해결. 공동의 이익을 실현.
  • 협동조합: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 지역 사회에 공헌하는 사업조직.

갑자기 분위기 기말고사인가? 무언가를 '정의' 내리려면 복잡하고, 특히 법이 나오면 더 그렇다. 아무튼 우리나라에서 위의 카테고리에 속하면 사회적경제 뭐시기구나 생각하면 될 것이다.(사실 나도 완벽하게 몰라서 이쯤에서 예정)

일반기업과 사회적경제기업은 유사한 점이 많다. 기업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미션 달성을 최우선 가치로 하기 때문에, 수익 창출 자체가 목적이 되지는 않는다. 돈은 사회적인 미션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조건에 해당하는 것이다.(이윤이 존재의 목적이 되는 일반기업과는 구분되는 지점이다)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며 돈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는 기업이라니. 그런 곳이 있기는 한걸까? 알면 속상한데(-_-) 유럽 선진국에는 무수히 많은 사회적경제기업이 있으며 경쟁력도 상당한 편이다. 우리나라에 그에 비해 아직 시작단계라 할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내가 살고 있는 용인 지역의 사회적경제기업을 소개할 생각이다. 아직 시작단계라 했지만 의외로 사회적기업의 수가 꽤 있는 편이다. 실제로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좀 더 쉽게 사회적경제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사는 용인에만 이렇게 많은 사회적기업이 있었다니욧! (다 찾아가볼 기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