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번 마을 전체를 영화관으로 만드는 용인의 문화예술 협동조합 '꿈지락'

2021. 10. 25. 10:44사회적경제

용인에 있는 문화예술 플랫폼 <꿈지락>에 다녀왔다. 동천동, 고기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용인시 협동조합 형태의 기업이다. 사무실은 동천동에 있고, 이 공간을 중심으로 여러 사업을 진행 중이다.

꿈지락은 '문화예술을 통해 마을을 행복하게 만들자'라는 생각으로 2017년도에 만들어졌다. 협동조합으로서 현재는 8명이 함께 운영 중이다.

꿈지락은 여러 사업을 동시에 진행한다. 그중 첫번째를 소개하면 '강좌'이다. 내가 방문한 동천동 사무실의 한쪽 공간에서 진행된다고 한다.

꿈지락의 강좌는 다른 곳과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강사와 수강생이 수동적인 관계를 형성한다면, 이곳에서는 동아리가 중심이 되어 동아리에서 필요한 강사를 직접 초빙한다.

동아리의 모임과 생성은 꿈지락의 주도로 이루어진다. 위 사진은 꿈지락의 대표적인 동아리인 '뭐라도 그리기' 팀의 작품이다. 동아리라고 해서 수준이 높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림의 퀄리티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림동아리 외에도 다양한 동아리가 있다. 영화를 보고 의견을 나누는 '머내극장'이라는 팀이 있고, 춤동아리도 활동 중이다. 동아리가 중심이 되어 사진강좌, 영상강좌, 춤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꿈지락에서 지원하고 있다.

용인시 협동조합이자 예술플랫폼 <꿈지락>의 또 다른 사업은 '머내마을 영화제'이다. 2018년 1회를 시작으로 2021년 4회째를 진행했다. 작년과 올해는 코로나 이슈가 있었음에도 대면 행사에서 비대면 행사로 발빠르게 대응해 성공적으로 행사를 진행하였다.

이 영화제는 작은 소모임에서 시작되었다. 시기를 놓쳐 극장에서 보지 못한 영화를 주민센터에서 함께 보는 모임이었다. 그것이 입소문이 나 점차 여러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고, 더 많은 지역 주민과 영화를 함께 하자는 생각으로 마을영화제를 열게되었다.

코로나가 있기 전에는 오프라인 행사로써 마을 곳곳이 영화관이 되었다. 동천동 인근의 신협 문화센터, 지역 도서관, 주민센터 등에서 10여 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올해는 줌(Zoom)을 통해 100%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4회 머내마을영화제는 한 세션별로 약 30~40명, 무려 800 여명의 인원이 관람 신청을 했다. 온라인 영화제가 되면서 마을을 넘어 타 지역의 사람들까지 관심을 갖기 시작해서다. 동네 주민센터에서 시작한 소모임이 지역 축제가 되고 온라인 기술과 결합해 전국 영화제까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꿈지락>을 방문해 여러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졌다. 이선경 대표는 지역의 생활문화를 선도하는 강좌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예를 들면 토익을 공부하러 종로에 가지 않아도, 예술을 배우러 홍대에 가지 않아도 지역에서 그것들을 해소할 수 있을 정도의 특출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2017년에 만들어져 처음에는 강좌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없었던 <꿈지락>. 지금은 공간을 갖추고 다양한 동아리 모임을 지원하며 매년 성공적인 영화제도 개최했다. 모두 5년도 안돼 이룬 성과들로 이러한 것을 보면 앞으로 머지 않은 시일 내에 대표의 새로운 바람이 이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