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집에서 인천공항으로.
짐을 바리바리 싸서 급하게 나왔다.
10분이라도 빨리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타기 위해 노오력.
여행 가는 날은 이상하게 여유가 없다.
공부 못하는 애가 시험 전날 갑자기 책상을 치우듯,
외국어 1도 관심 없는 애가 여행지에서 급하게 사와디캅을 외우듯,
여행 못하는 나는 오늘도 정신없이 나오느라 쩐내 가득한 옷을 입고
공항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02. 공항 가는 리무진 버스 안.
금요일 오후의 공항버스는 내가 탄 후 이내 만석이 되었다.
특히 최근 1,2년의 인천공항은 사람이 미어터질 듯하다.
(경제 안 좋다는 이야기는 넣어둬~ 넣어둬~)
뒤에 아저씨가 전화를 되게 오래 하신다.
기차통을 삶아 먹었는지(이하 기차통 형님) 듣고싶지 않아도 그의 이야기를 다 듣게 되었다.
덕분에 앞뒤로 앉아 서로 얼굴도 모르지만 절친이 된 느낌이다.
기차통 형님은 자식 교육 때문에 고민거리가 있으신 모양이다.
아들을 미국으로 유학시킬 모양인데,
월급 천만 원으로 월 500만 원짜리 유학을 어케 시키냐며 짜증 한가득이다.
아니, 잠깐. 월급 천만 원, 자랑인가? 이거 일부러 들으라고 하는 소리 같은데?
기차통 형님의 개인 대소사를 1시간 남짓 듣다 보니
어느덧 버스는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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