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해저터널 이용 후기 : 안면도 ~ 보령 한 번에 여행하기 | 평택복합휴게소, 아일랜드 리솜, 멜로우데이즈, 보령 간장게장

2021. 12. 4. 00:44한국여행 방가/국내 여행

보령해저터널이 개통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안면도에서 보령으로 1박 2일 여행코스를 짰다. 옛날에는 무슨 도로가 개통됐느니 출렁다리가 오픈했느니 해도 별 관심 없었는데, 이젠 해저터널 뚫렸다고 쪼르르 달려 가는거보니 나이 들었다는 인증 제대로 한다.

아무튼 이 해저터널 덕분에 안면도와 보령을 묶는 여행이 가능해졌다. 터널이 없으면 안면도냐 보령이냐를 선택해야 했는데, 앞으로는 태안 만리포부터 꽂지해수욕장, 원산도, 대천해수욕장까지 끊기지 않는 서해안 여행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행자로써 가슴이 웅장해진다)

이번에 간 안면도~보령 1박2일은 완전한 호캉스 코스이다. 10월, 11월... 하루 평균 5시간도 못 잘 정도로 너무 힘들게 일을 했기 때문에 간만에 나에게 선물을 주었다. (-_-) 놀고 먹고 자는 것이 전부인 여행을 오랜만에 한다는 거! 이 코스는 오로지 휴식이라 기념일이나 부모님 모시고 가는 여행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도움 좀 될 것이다.

평택복합휴게소

안면도로 내려가는 길. 평택복합휴게소에 들렀다. 원래는 태안 쪽으로 갈 때 행담도 휴게소 가는 게 국룰이지만 이날은 다른 선택을 하고 싶었다.

평택복합휴게소는 2020년에 개장한 신상 휴게소이다. (처음 와봄) 양방향 휴게소여서 수도권에서 안면도 갈 때 들어가는 길이 조금 멀긴 하다. 그러나 그다지 심하지는 않은 편.

새로 만든 휴게소라 외관이 매우 깔끔하고 세련됐다. 간식거리나 식사가 대부분 프랜차이즈로 채워진 건 아쉬운 점이다;; 그러나 쾌적함 만큼은 최고여서 호캉스 가는 길에 이곳에 들른 게 꽤나 기분 Up이 되었다.

서해대교를 지나 안면도로 들어가는 길. 하늘이 기가 막히게 좋았다.

안면도 아일랜드 리솜

리솜리조트는 전국에 세 군데 정도? 있는 것 같고, 각각 나름의 컨셉을 가지고 있다. 안면도 리솜은 위치상 석양이 테마인 듯 하다.

객실예약은 단품(?)으로는 안된다. 객실 가격만 보면 10만 원대 초반이지만 회원이 아닌 일반인은 객실만 예약할 수 없다. 리조트 내 다른 상품과 묶인 패키지를 구매해야 숙박이 가능하다.

패키지 종류는, 조식+숙박, 스파+숙박, 이글루 대여+숙박 등 다양하게 되어 있다. 요렇게 일반인에게는 상품 끼워팔기 식으로 판매를 하면서 전반적으로 가격대를 20만 원 초반으로 맞춰놨다. (좀 비싼 편이긴 하지만 호캉스 목적으로 왔을 때는 나름 만족...)

이중 내가 선택한 패키지는...??!!

리솜 바다한상 패키지

짜잔~ 바다한상 포토 패키지이다. 바다한상은 위 사진과 같이 회 도시락을 룸으로 배달받을 수 있다. 리조트 안에 해산물 판매하는 식당이 있어서, 거기서 음식을 만들어서 갖다 준다. (포토는 흑백사진 촬영권으로 나중에 설명)

룸은 리조트의 제일 꼭대기층 마운틴뷰에서 바다한상을 먹었다. 리솜은 체크인할 때 오션뷰/마운틴뷰를 선택할 수 있는데, 오션뷰는 2만 원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 (-_-) 나는 오션뷰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저층이어서 선택하지 않았다. 저층 오션뷰보다는 고층 마운틴뷰가 훨 나아서다.

↑ 리솜아일랜드의 바다한상 사진이다. 비싼 만큼 구성은 아주 좋다^^;; 가격대가 나가는 리조트의 후기를 보면 평점이 대부분 좋지 않은가? 처음엔 이해 안가다가 경험해 보니 왜 그런지 알 수 있었다... 비싼 만큼 좋긴 좋다는 거;;;

선셋 스파

해산물을 통째로 배에 넣다보니 어느덧 해 질 무렵이 되었다. 겨울은 참 해가 너무 빨리져서 오후 4시 반인데 이미 해가 넘어갈랑 말랑 하고 있었다. 선셋 스파를 하러 허겁지겁 내려갔다.

지는 해를 보며 스파를 하는 건 서해안만의 특권이다. 바다하면 역시 동해바다이긴 하지만 석양만큼은 서해가 양보할 수 없지.

내가 추운 겨울을 정말 싫어하지만, 야외 스파는 유일하게 겨울이 좋은 이유이다. 하지만 코시국 때문에 2년 간 스파를 끊고 있다가 오랜만에 즐기러 왔다.

현재 리솜 아일랜드 선셋 스파는 백신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사람만 입장이 가능하다. 그리고 마스크는 상시 착용해야 한다. 나는 아예 수영복을 옷 안에 입고 가서 목욕탕을 최단 시간 패스해서 노천으로 나갔다.

해를 가장 가까이 조망할 수 있는 선셋권(?)에는 사람이 좀 모여 있었다. 틈새 자리가 있었지만 자체 방역을 위한 10미터 간격 유지를 시전했다(-_-) 그래도 석양은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생각보다는 사람이 적어 여유롭게 스파를 즐겼다. 아일랜드 리솜에는 4개 정도? 탕이 있고, 선셋권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비어있는 곳도 있었다. 걱정한 것이 무색하게 넘나 한적하고 안전하게 스파를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아일랜드 리솜 조식

리솜 조식은 아침 7시부터다. 6시 50분에 내려오니 식당에 사람이 아무도 없음;;; 조식은 정말이지 여행의 꽃이어서 전날 무슨 일이 있어도 다음 날은 사력을 다해 일찍 일어난다.

내가 예약한 리솜 패키지에는 조식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들어가면서 바로 결제하면서 들어갔다. 가격은 1인당 3만 원. 나오는 음식에 비해 약간은 비싼 감이 있다. 그럼에도 아침에 굳이 밥을 먹으러 나가는 수고를 생각하면 감안할 수 있는 정도의 가격이다.

조식 메뉴 구성은 무난한 편이다. 메인이 조금 약한 편이고, 음식의 가짓수 자체는 많다. 구색은 얼추 갖춘 듯?! 즉석에서 해주는 쌀국수와 오믈렛으로 어느정도 체면치레를 하는 느낌이다.

내가 내려온 시간인 오전7시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8시가 넘어가니 조식당에 사람이 꽉 찼다. 심지어 밖에는 대기하는 사람도 발생;; 역시 조식은 부지런을 떨어서 첫 타임에 먹는 게 국룰이란 걸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흑백셀프사진촬영

퇴실 후 리조트 내에 있는 사진 촬영관에서 흑백사진을 촬영했다. 이거는 이번 리조트 패키지에 포함된 상품이다. "바다한상 포토 패키지 = 객실 + 해산물도시락 + 흑백사진촬영권"

10분 동안 스튜디오 안에서 셀프로 촬영을 하고 4장의 사진을 고르면 인화해 주는 서비스이다. 작은 액자도 2개 함께 준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결과물을 보니 생각보다 만족스러웠다.

Tip: 인화가 흑백으로 되기 때문에 흑백사진에 잘 맞는 옷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동화같은 카페 : 멜로우데이즈

리솜에서 호캉스를 끝내고 보령 해저터널을 타러 내려 가는길에 안면도의 한 카페에 들렀다. 이름이 '멜로우데이즈'라고 겉은 평범하게 생긴 펜션 모습이다. (펜션을 인수받아 내부 인테리어를 새로 한 듯?)

겉모습을 보고 별로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들어가보니 이곳이 내 인생 카페가 되었다 (-_-) 카페 좋아해서 여행 다니면서 무수한 카페를 다녔지만 여기는 아무튼 BEST 3 안에 꼽고 싶은 곳이다.

↑ 아무래도 사진으로는 내가 느꼈던 감동이 다 담기지 않는다. 크리스마스 인테리어를 잔뜩 해놨는데, 그게 과하지 않고 카페 안에 너무 잘 녹아 들어가 있는 느낌이었다. (카카오맵의 평점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보령으로 넘어가기 전에 여기서 노트북이나 좀 해야겠다 하고 생각했다가 그냥 카페 분위기를 즐기기로 했다. 여기서 노트북을 하는 건 공간에 대한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테이블 배치가 완벽한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안면도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멜로우데이즈는 꼭 들러보시라. 강추 of 강추이다.

보령 해저터널

안면도 여행을 마치고 보령 해저터널로 가는 길. 2021년 12월 1일에 개통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세계에서는 다섯 번째로 긴 해저터널이다.

나는 사람들이 이렇게 해저터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줄 몰랐다. 안면도에서부터 해저터널 입구까지 차가 거북이 걸음을 했다.

그나마 안면도→보령 방향은 통행이 좀 수월했고, 보령→안면도 방향은 차가 거의 멈춰있는 수준이었다. 경찰이 나와서 교통 수신호를 해야했을 정도였다. (근처 대전이나 전주 같은 대도시에서 많이 온 듯?)

해저터널이라고 해서 겉모습이 특별한 건 없었다. 좀 다른 건 해수면에서 최대 80미터 아래까지 내려가서 귀가 멍멍해진다는 거였다. (이때는 살짝 무섭기도 했다)

터널 전체 구간이 속도제한 70으로 되어 있어서 다행히 스피드를 즐기는 이상한 차량은 없었다. 제한속도가 없었으면 분명 레이서가 출몰하게 되고 사고가 날 가능성이 생기니 말이다.

보령 해저터널이 생김으로써 원산도와 대천항이 연결되었다. 원산도도 알고보면 행정구역상 보령인데, 터널이 있기 전에 원산도에서 보령시청까지 가려면 1시간 30분을 돌아가야 했다. 이제는 무려 한 시간이 줄어 30분이면 원산도와 보령시청이 연결된다.

보령시청에서 차량 소독하기

코시국에서 프로 여행러가 안전하게 여행하는 방법은?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며 사람 없는 시간대에 주로 다니기. 그리고 손 뿐만 아니라 소독할 수 있는 곳은 죄다 소독하기 +_+

그래서 보령시청으로 갔다. 무료 차량 소독기가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차 시트나 핸들에 붙어있는 세균 박멸ㄱㄱ (소독기 위치는 시의회 건물 앞이다)

소독기 찾는다고 주차장을 돌다가 소독존을 발견했다. 차량 실내 소독기가 한 켠에 조용히 서있는 모습.

이 실내 소독기는 엑스제로라는 제품이다. 각종 바이러스 살균이 되고 차 안 냄새제거도 해준다. 소독하면서 차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틀어놓으면 안쪽 필터의 살균과 탈취도 가능하다.

보령시청 앞에 있는 엑스제로 소독기는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시민 모두를 위해 24시간 개방이다. 와서 위↑ 사진에 보이는 분사호스를 꺼낸 후 버튼을 누르면 소독액이 호스에서 자동으로 나오게 된다.

사용법이 간단해 누구나 차량 소독을 쉽게할 수 있다. 바이러스 제거는 눈에 보이는 게 아니니 내가 어떻게 검증할 수 없지만, 냄세제거 효과는 완전 확실하다. 엑스제로 소독기를 사용하고나면 내부가 뽀송뽀송해지는 기분이 든다.

이 소독기의 또 다른 장점은 물기 제거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소독제가 매우 작은 분자로 연무화 되어서 나오기 때문에 습기나 물방울이 시트에 맺히지 않는다. 소독 후 바로 차에 타도 시트가 축축하지가 않다.

보령 무한리필 간장게장

보령시청에서 소독을 마치고 깔끔한 기분으로 간 곳은 보령 시내의 무한리필 간장게장집이었다. 이런 집의 특징은 오픈 초기에는 음식이 실하게 잘 나와서 평이 좋다가 나중에 초심을 잃고 평이 나빠진다는 것이다.

내가 찾은 집은 아직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친절하고 깔끔하게 영업을 잘 하는 곳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좋은 평대로 나 역시 만족했다. 꽃게살이 매우 실하고 간장/양념의 맛이 무리하게 과하지 않았다.

간장은 짜지 않아서 좋았고, 양념은 맵지 않아서 좋았다. 밥 한공기와 함께 리필을 두 세번하니 배가 터질 것 같았다. 콜라로 터질 것 같은 배를 다시금 눌러주며 남기지 않고 리필한 게장을 모두 먹어치웠다.

보령 해저터널 덕분에 안면도와 보령을 한 번에 여행할 수 있었다. 여행 시작부터 끝까지 쉬고 먹고를 반복한 알찬 호캉스였다.

앞으로 1박 2일 여행지로 이곳이 점점 뜨거워 지지 않을까 싶다. 안면도와 보령 사이에 있는 원산도는 벌써부터 뭔가 들썩들썩하는 조짐이 보인다.

연령별로, 선호하는 여행 스타일별로 다양하게 스케줄을 짤 수 있는 루트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겨울이고 휴식을 좀 하고 싶어 호캉스로 즐겼는데, 다음에는 만리포에서 서핑을 하고, 대천에서 머드축제를 즐기는 액티브한 여행코스도 한번 즐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