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행 중 70%는 여유로움을 추구하지만, 간혹 30%는 여행에 미치다 Mode를 켤 때가 있다. 한 번은 여주에 일이 있어 갔다가 일이 취소되면서, 에라이 모르겠다 하고 미친 여주 여행을 시작했다.
문제는 내가 스마트폰이 없어서 즉석에서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은 결핍에서 창의력이 나온다고, 이럴 때는 그 지역의 시청이나 군청에 가서 대표 관광지를 확인한다. 나름 완전 꿀팁인데 스마트폰 없는 사람이 없을테니 노꿀팁인가...
아무튼 혼자 여주 여행한 이야기를 시간 순서대로 들려주겠다.
여주시내
일단 드론으로 여주시내 한번 구경해봄. 쭉 뻗은 메인 도로와 남한강이 시원한 느낌을 줌. 중간에 생뚱맞게 솟은 아파트 단지가 없으면 훨씬 멋졌을 텐데 하는 아쉬움. 세종대왕이 굽어 살피는 도로는 굉장히 인상적임. 그런데 뒤에 있는 타이어뱅크 간판이 영 거슬림 (-_-;;)
영월루
영월루는 원래 군청 정문 역할을 하던 앤데 이쪽으로 옮겨 놓았다고 함. 높은 곳에 있는 누각임. 1~2분 열심히 올라가면 정상에 다다를 수 있고, 여기서 보는 남한강 뷰가 멋있음. 계속 보고 있으면 발 담그고 토종닭 뜯어야 할 것 같음.
세종대왕 도자벽화
여주에 세종대왕이 왜 있지 했는데 생각해보니 세종대왕릉이 여기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음. 갈까 하다가 내가 능 봐서 뭐하겠냐 싶어 영월루 옆에 있는 도자벽화를 구경하러 감. 사실 도자벽화는 별 거 없었고, 곳곳에 한글로 꾸며놓은 배수시설이 재밌었음. 꼭 여주뿐만이 아니라 다른 지자체에서도 이런 아이디어를 베끼면 좋겠다고 생각했음.(니 걱정이나 해)
여주 마암
날씨가 30도 가까이 된 날이라 도자벽화까지 보고 돌아가려고 하는데 '마암'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옴. 아놔, 바로 코 앞에 있는걸 안 보고 가면 다음에 언제 보나 싶어 마암을 보러 감. 글자 그대로 하면 말 바위라는 뜻인데, 전설에 따르면 이 바위에서 말 두 마리가 나왔다고 함.
마암은 영월루의 절벽 아래에 있고, 가는 길이 험한 편임. 남한강 가에 바짝 붙어서 조심해서 가야 함. 햇빛이 들지 않아 비 온 다음 날에는 엄청 미끄러움. 도착하면 바위에 아주 희미하게 한문으로 馬巖(마암)이라고 쓰여 있음. 이게 여주 8경 중 2경인데 왜 2경 인지는 솔직히 모르겠음.
(+사족: 위키백과에 여주 마암을 보면 사진이 없어서 내가 찍은 사진을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런데 옛날에 위키백과 이벤트 때 나 안 뽑아줘서 기고 안 하기로 함-_-...)
휴식 시간
여주 마암을 보고 파사성 가는 길. 파사성은 등반이 좀 필요해서 중간에 하나로마트 들러서 휴식을 취하기로 함. 진짜 덥고 엄청 힘들었는데 이 와중에 콜라 인생샷은 왜 찍었는지 의문임.
아이파크 영업하시는 성재원 부장님이 날 여주 시민으로 아셨는지 행주 선물을 주심. 올해 11월 입주 예정이라는데 코로나 터져서 지금은 잘 진행되고 있는지 모르겠음. (니 걱정이나 해)
콜라 마시면서 끌어올린 영혼과 함께 파사성까지 달림. 선곡은 클레오의 Ready for love. 이거 명곡임!!! (글 쓰고 있는 지금도 듣는 중)
여주 파사성
오늘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파사성에 도착함. 높이는 대략 200여 미터이고, 실제 걷는 거리는 800여 미터. 만만하게 봤다가 가면서 죽는 줄 알았음. 어느 정도 지점부터는 그늘이 하나도 없는데 마침 오존주의보 문자 날아옴. 하, 진짜 숨이 턱 까지 차고 힘든 상태에서 마지막 힘 쥐어 짜냄. 고생해서 올라온 만큼 뷰는 기가 막힘. 성은 원래 요충지에 짓는 만큼 사방팔방 시야가 확 트임. 멀리 이포보까지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뷰 맛집인데 사람은 1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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