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여주 여행하면 발생하는 일 [여주시내, 영월루, 세종대왕 도자벽화, 여주마암, 파사성]

2020. 9. 2. 07:00한국여행 방가/국내 여행

내 여행 중 70%는 여유로움을 추구하지만, 간혹 30%는 여행에 미치다 Mode를 켤 때가 있다. 한 번은 여주에 일이 있어 갔다가 일이 취소되면서, 에라이 모르겠다 하고 미친 여주 여행을 시작했다.

문제는 내가 스마트폰이 없어서 즉석에서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은 결핍에서 창의력이 나온다고, 이럴 때는 그 지역의 시청이나 군청에 가서 대표 관광지를 확인한다. 나름 완전 꿀팁인데 스마트폰 없는 사람이 없을테니 노꿀팁인가...

아무튼 혼자 여주 여행한 이야기를 시간 순서대로 들려주겠다.

여주시내

@여주시내

일단 드론으로 여주시내 한번 구경해봄. 쭉 뻗은 메인 도로와 남한강이 시원한 느낌을 줌. 중간에 생뚱맞게 솟은 아파트 단지가 없으면 훨씬 멋졌을 텐데 하는 아쉬움. 세종대왕이 굽어 살피는 도로는 굉장히 인상적임. 그런데 뒤에 있는 타이어뱅크 간판이 영 거슬림 (-_-;;)

영월루

@여주, 영월루

영월루는 원래 군청 정문 역할을 하던 앤데 이쪽으로 옮겨 놓았다고 함. 높은 곳에 있는 누각임. 1~2분 열심히 올라가면 정상에 다다를 수 있고, 여기서 보는 남한강 뷰가 멋있음. 계속 보고 있으면 발 담그고 토종닭 뜯어야 할 것 같음.

세종대왕 도자벽화

@여주와 세종대왕

여주에 세종대왕이 왜 있지 했는데 생각해보니 세종대왕릉이 여기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음. 갈까 하다가 내가 능 봐서 뭐하겠냐 싶어 영월루 옆에 있는 도자벽화를 구경하러 감. 사실 도자벽화는 별 거 없었고, 곳곳에 한글로 꾸며놓은 배수시설이 재밌었음. 꼭 여주뿐만이 아니라 다른 지자체에서도 이런 아이디어를 베끼면 좋겠다고 생각했음.(니 걱정이나 해)

여주 마암

@여주 마암

날씨가 30도 가까이 된 날이라 도자벽화까지 보고 돌아가려고 하는데 '마암'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옴. 아놔, 바로 코 앞에 있는걸 안 보고 가면 다음에 언제 보나 싶어 마암을 보러 감. 글자 그대로 하면 말 바위라는 뜻인데, 전설에 따르면 이 바위에서 말 두 마리가 나왔다고 함.

마암은 영월루의 절벽 아래에 있고, 가는 길이 험한 편임. 남한강 가에 바짝 붙어서 조심해서 가야 함. 햇빛이 들지 않아 비 온 다음 날에는 엄청 미끄러움. 도착하면 바위에 아주 희미하게 한문으로 馬巖(마암)이라고 쓰여 있음. 이게 여주 8경 중 2경인데 왜 2경 인지는 솔직히 모르겠음.

(+사족: 위키백과에 여주 마암을 보면 사진이 없어서 내가 찍은 사진을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런데 옛날에 위키백과 이벤트 때 나 안 뽑아줘서 기고 안 하기로 함-_-...)

휴식 시간

여주 파사성 가는 길

여주 마암을 보고 파사성 가는 길. 파사성은 등반이 좀 필요해서 중간에 하나로마트 들러서 휴식을 취하기로 함. 진짜 덥고 엄청 힘들었는데 이 와중에 콜라 인생샷은 왜 찍었는지 의문임.

아이파크 영업하시는 성재원 부장님이 날 여주 시민으로 아셨는지 행주 선물을 주심. 올해 11월 입주 예정이라는데 코로나 터져서 지금은 잘 진행되고 있는지 모르겠음. (니 걱정이나 해)

콜라 마시면서 끌어올린 영혼과 함께 파사성까지 달림. 선곡은 클레오의 Ready for love. 이거 명곡임!!! (글 쓰고 있는 지금도 듣는 중)

여주 파사성

@여주 파사성 & 이포보

오늘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파사성에 도착함. 높이는 대략 200여 미터이고, 실제 걷는 거리는 800여 미터. 만만하게 봤다가 가면서 죽는 줄 알았음. 어느 정도 지점부터는 그늘이 하나도 없는데 마침 오존주의보 문자 날아옴. 하, 진짜 숨이 턱 까지 차고 힘든 상태에서 마지막 힘 쥐어 짜냄. 고생해서 올라온 만큼 뷰는 기가 막힘. 성은 원래 요충지에 짓는 만큼 사방팔방 시야가 확 트임. 멀리 이포보까지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뷰 맛집인데 사람은 1도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