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스마트폰 시대, 스마트워치

2014. 6. 1. 14:58미분류

시장 분석 기관인 IDC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12억대를 넘어서고, 2018년에는 18억대에 이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작년 기준으로 스마트폰 보급률이 73%인것을 생각하면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포화되었을 것 같은데 전세계 판매량은 증가하고 있네요. 이러한 배경에는 신흥국이 있는데 인도, 인도네시아, 러시아, 중국과 같은 나라에서 스마트폰이 더 많이 팔릴 기회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의 꾸준한 성장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제조사들에게 불안요소가 한 가지 있는데요. 그것은 떨어지는 스마트폰 가격입니다. 점점 많은 기업들이 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고 특히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의 공세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신흥국에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저가의 스마트폰이 더 인기가 많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스마트폰 평균 가격이 $335 였는데 올해는 6.3% 하락하여 $314 가 되었습니다. 2018년에는 $267 로 더 떨어질 전망입니다.

이에 제조사들은 고사양 스마트폰 시장을 대체할 수단으로써 스마트워치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그나마 첫 번째 스마트워치라고 할 수 있는건 갤럭시 기어인데요.



작년 9월에 출시됐고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4.2.2 젤리빈입니다. 전면에 노출된 나사가 매우 호러블하면서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주네요.

삼성에서 갤럭시 기어를 출시하면서 직장인, 택배기사, 기자 등을 타겟으로 설정했었습니다. 그런데 원래 목표했던 타겟층이 아닌 달리기를 좋아하는 운동 매니아들이 구매를 많이 했다고 합니다. 마치 제빵용으로 나온 베이킹 소다가 주방세척용으로 많이 팔리는 것과 같습니다.

앞으로도 스마트워치는 건강보조나 헬스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 같습니다.

지난달 4월에는 삼성에서 기어2, 기어핏을 새로 출시했습니다. 기어2의 정체성은 소비자도 모르고 만든 사람도 모르는 상태인데, 운동 기능을 강화했다는 기어핏은 그나마 시장에서 관심을 받는 것 같습니다.



보통 스마트폰의 신제품 출시기간이 1년 텀을 두는 반면 기어의 경우는 반년만에 신제품이 나왔습니다. 그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을 것 같은데, 첫 번째는 기어2의 OS가 타이젠이라는 점에서 구글에 대한 종속성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 시장 형성이 제대로 되지않은 스마트워치 시장이기 때문에 초기에 타이젠 OS를 띄우려는 시도라고 생각하구요. 두 번째는 올해 9월쯤으로 애플의 아이워치 출시가 예상되고 있는데 애플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인 것 같습니다.

삼성 제품만 소개를 해드렸는데 조만간 기대되는 제품이 또 출시가 됩니다. 모토360과 G워치인데 둘다 안드로이드 웨어라는 스마트워치에 최적화된 OS를 탑재해서 나올 예정입니다. 특히 모토360은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요.



모토360이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쓴 이유는 시계 본연의 기능 중 하나인 패션을 스마트워치가 어느 정도는 커버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이 네모 액정의 갤럭시 기어를 손목에 차고다닌다고 생각해 보세요. 소름이 쫙 돋겠죠? 여러 디자인의 제품이 나와야 하는데 과연 제조사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방식의 생산이 가능할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스마트워치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디자인 외에도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요. 특히 배터리와 통신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스마트워치의 배터리 용량은 스마트폰의 1/10 수준인데 갤럭시 기어의 경우 하루만 쓰면 배터리가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시계를 사용하기 위해 매일 충전해야 한다? 어떤 소비자가 이러한 불편을 감수하고 싶어할까요. 그래서 기어2에서는 배터리를 개선해서 공식적인 스펙상 3-5일 정도 배터리가 지속된다고 하는데 실제 사용은 몇일이 가능할 지 궁금합니다. 길어야 2-3일 정도가 아닐까 추측되네요.

통신의 경우는 자체 광대역 통신을 할 수 없다는 것이 큰 약점입니다. 3G나 LTE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없다는 건데요. 현재 나와있는 스마트워치는 대부분 블루투스 또는 Wifi 통신만 가능합니다. 그 이유는 배터리 문제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 블루투스 4.0 평균 전력소비 1.4~2mW (메가와트)
  • Wifi 평균 전력 소비 120mW
  • 3G 네트워크 평균 전력 소비 800mW
  • LTE 네트워크 평균 전력 소비 1080mW
자체적인 통신을 못한다는 것은 스마트폰이 반드시 있어야 스마트워치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제약이 됩니다. 스마트폰을 항상 들고다녀야만 스마트워치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정말 불편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특히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피쳐폰을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스마트워치가 필요없는 물건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예상되는 여러 단점들이 개선되고 스마트워치가 사람들에게 많이 보급된다면, 여기에서는 어떤 분야가 뜰까요?

스마트폰에서는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가 킬러 앱이 되었는데요. 스마트워치에는 다음 분야에서 킬러 앱이 등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테마/스킨 : 매일 다른 시계를 차는 느낌
  • 아웃도어 : 등산, 여행을 할 때 지도 서비스
  • 헬스 : 심박수가 비정상이면 누군가에게 알림
  • 결제 : 지갑,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바로바로 결제
  • 위치기반 : 사람이 있는 장소에 맞는 맞춤정보 제공(구글 Now)

자체 결론

지금까지 제 주위에 스마트워치를 끼신 분을 딱 한분 봤는데요. 갤럭시 기어를 끼고 계셨습니다. 그걸 보면서 든 생각은 '아직은 그냥 시계가 낫겠다...' 였습니다.
아이폰이 그랬듯이 아이워치가 나와서 애플이 방향을 제시해 주기 전까지는 그냥 방수시계 끼고 캐리비안 베이 놀러가는게 답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