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여행 후 해커스인강으로 생활아랍어 수강한 후기 (1) : 아랍 문화 이야기

2020. 9. 6. 20:15미분류

마지막 해외여행, 오만

중동, 아랍, 이슬람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내게 있었다. 이런 편견을 깨기 위해 코로나가 터지기 전 마지막으로 다녀온 해외여행이 중동의 오만이다. 많이 볼수록 견문이 넓혀진다는 말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니었다. 오만을 직접 보고 나서는 중동 지역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생각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중동과 관련된 뉴스나 책을 꾸준히 보고 있다. 최근에는 심지어 해커스인강까지 찾아서 봤다. 어려운 아랍어에 대한 강의는 아니고 아랍 문화에 대한 강의이다. 총 10강으로 되어 있고 하나당 10~20분으로 짧고 재밌다. 내가 오만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아랍문화를 해커스 강사님을 통해 다시 정리한 느낌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10개의 해커스 아랍어 강의 중 1-4강까지를 내 경험담과 함께 소개한다. (강의의 맛보기 영상을 보고 싶은 사람은 여기를 클릭하면 된다.)

문화/역사는 역시 꿀잼

중동일까? 아랍일까?

중동과 아랍. 이 두 단어의 뜻을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해커스 강사님은 시작부터 역사 이야기를 통해 단어의 뜻을 설명해 주었다. (강사님은 아랍에서 오랫동안 유학생활을 해서 문화와 역사에 대해 잘 아는 것 같다.)

나는 중동이 지역의 이름이고 아랍은 이슬람 문화를 의미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고, 둘 다 해당 지역을 부르는 명칭이라고 한다. 차이점은 중동은 이스라엘 입장에서 불리길 원하는 이름이고, 아랍은 아랍인 입장에서 불리길 원하는 이름이라는 것이다.

다들 알다시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을 원래 자기들 것이라며 빼앗았다. 아랍어를 쓰고 이슬람 종교를 믿는 국가들 사이에, 히브리어를 쓰고 유대교를 믿는 집단이 비집고 들어왔다. 그런데 전 세계가 이 지역을 계속해서 아랍이라고 부르면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존재감이 없어질 것 같으니 중동이라 새롭게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한국인 입장에서는 너무 먼 나라라 중동이든 아랍이든 별 관심이 없다. 하지만 외국인이 독도를 다케시마로 부르면 기분 나쁜 것처럼 아랍에 대해서도 역사를 알고 제대로 불러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커스 강의를 보고 나도 실행에 옮긴 게 있다. 유튜브에 Middle East... 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올린 적 있는데 강의 들은 후 바로 Arab...으로 수정했다.

오만에 있는 모스크. 가보면 자동으로 홀리해짐.
오만의 항구도시 수르. 이젠 중동이라 안하고 아랍이라 부를게.

불금이 아니고 불목

오만의 한 호텔에서 목요일 저녁 특별한 디너 할인이 있다는 문구를 본 적이 있다. 아랍에서는 휴일이 금/토이기 때문에, 할인 행사를 목요일에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불금인 것이다.

오만 여행을 가기 전부터 이곳 휴일이 우리와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걸 맞닥뜨리니 어색하면서 신기했다. 익숙하지 않아서 여행 내내 헷갈려했다는 건 안궁 안비밀.

해커스 강의에서는 여기서 한걸음 더 들어가서 왜 아랍의 휴일이 달라지게 되었는지 설명해 주었다. 그 이유는 이스라엘이 너무 싫어서이다.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후에, 이스라엘의 안식일이 자신들의 안식일과 같은 것이 싫어 금요일로 바꾼 것이다.

국제적으로 비즈니스 하는 사람은 휴일이 달라서 힘든 점도 있다는데... 뭐 어쩌겠는가, 이스라엘이 너무 싫어서 휴일까지 바꾼 아랍국가들의 마음을 이해해 줄 수밖에. 대신 아랍여행을 가면 불금 대신 불목을 즐길 수 있으니 여행자한테는 어찌 됐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코로나 때문에 말짱 꽝이지만;;)

불타는 목요일
안식일인 금요일엔 양들만...

술 대신 차

아랍에서는 술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대신 차 문화가 발달하였다. 나도 오만 여행을 하며 곳곳에서 차를 접할 수 있었다. 호텔 로비에는 늘 대추야자 열매와 함께 차가 준비되어 있었고 식당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나가는 길에 들른 이브라(Ibra) 마을에서는 한 주민이 집으로 초대해 차를 대접해 주기도 하였다. 동남아가 아닌 곳에서 이런 호의를 받은 것은 처음이어서 얼떨떨했던 기억이 난다. 처음엔 왜 이러지? 하고 의심했지만 아랍인이 외부인에게 친절하다는 걸 여행을 하며 느낄 수 있었다.

해커스 강사님이 이야기하길 아랍에서 차를 거절하는 건 큰 실례라고 한다. 반대로 상대에게 술을 권해도 안된단다. 국제 비즈니스 하는 사람 중에 술 안 좋아하는 사람 없을 것 같은데, 아랍이라고 해서 술을 아예 못 먹는 것은 아니다.

마트에서 술을 팔지는 않지만 호텔에서는 외국인에게 술을 판매한다. 가격이 좀 비싸서 나는 여행 내내 본의 아니게 금주를 했다. 아랍까지 와서 금지된 술을 굳이 먹어볼 필요가 있을까. 대신 여기저기서 무료로 제공되는 차를 마음껏 먹은 기억이 난다.

오만에는 거의 대부분 호텔 로비에 대추야자와 커피, 티가 있다.
음식점에서도 다 먹고나면 티로 입을 깔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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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해커스 아랍어 강의의 전반부이다. 후반부에는 이슬람 문화에 대해 나온다. 오만 여행을 하기 전에 이 강의를 봤다면 여행이 더 풍부해졌을 것 같다. 그래도 강사님 이야기를 들으면서 방구석에서 지난 여행에 대한 추억을 할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