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여행 후 해커스인강으로 생활아랍어 수강한 후기 (2) : 이슬람 문화와 친해지기

2020. 9. 26. 07:00미분류

이전 포스팅에서 해커스인강 아랍어 강의를 들으면서 오만여행을 되새김질해보았다. 이제 두 번째 되새김 시간이다. 원래는 지금쯤 핀란드를 다녀와서 핀란드 여행후기를 쓰고 있을 텐데, 코로나가 2021년까지 갈 줄은 정말 몰랐다.

여행 좋아하는 사람들은 재빠르게 국내 차박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차박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나는 그냥 방구석에서 지난 해외여행을 재탕 삼탕 하기로 마음먹었다. 언제까지? 코로나가 끝날 때까지.

친절한 무슬림 (2019년 오만여행)
나온 배를 보니 누가 무슬림인지 알 수가 없다.

해커스 아랍어 인강 후반부: 이슬람에 대해

지난 번에 아랍어 인강 전반부를 보았다. 중동 vs 아랍의 뜻 차이, 요일 문화, 식문화를 강사님한테 배워봤다. 후반부 강의에는 드디어 이슬람이 나온다. 한국인에게 막연한 공포를 불러오는 바로 그 존재들이다.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서방국가에 의해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미국 뉴스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미드, 할리우드 영화를 푹 빠져서 보게 되면 이런 현상이 생기기 마련이다. 나 역시 아랍국가를 직접 여행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오만에 갈 때 태국, 파키스탄을 거쳐 들어갔다. 태국까지만 해도 친숙한 아시아인이 비행기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파키스탄을 한번 거쳤을 때는 어느 순간 뱅기 안에 흰 도복(?)을 입은 사람이 가득했다.

그들의 몸에서는 알 수 없는 향이 뿜어져 나왔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게 유향 냄새였던 것 같다. 나이 서른 넘어 처음으로 무슬림을 본 나, 그들에 대한 편견 때문에 두려운 감정을 느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은 무지에서 온 것일 뿐, 실제로 여행하며 무슬림들을 만나보니 그 누구보다 친절하고 배려심이 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전통복장이 불편해 보이지만 한번 입어보면 편해서 헤어나오기 어렵다.

이슬람의 5대 의무

이슬람에는 신앙고백, 기도, 헌금, 단식, 성지순례의 의무가 있다. 이 중 아랍을 여행하면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문화는 기도이다. 잘 알지 못한채 이슬람 국가로 여행을 가게 되면 당혹스러운 일이 종종 생긴다.

처음 경험한 기도 에피소드는 인도네시아 여행 때다. 숙소에서 자고 있는데 새벽 4시 반쯤 고막을 때리는 웅얼거림이 들려왔다. 잠결에 상황 파악이 안 돼서 두리번거리다 로비로 내려가 시끄럽다고 따진 적이 있다. 직원은 별일 아니라는 듯이 아이잔이라는 이슬람 기도 시간을 알리는 소리라는 대답을 해주었다.

그때는 이슬람에 대해 1도 몰랐던 때라 새벽에 큰 소리를 내는 걸 이해 못했었다.(바로 다음날 숙소 옮김;;;) 이후로는 여행 경험이 많이 쌓이면서 오만에 갔을 때는 아이잔이 오히려 편하게 들리게 되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시끄럽다고 이야기한 게 무식한 행동이었다는 걸 깨달은 건 보너스다.

해커스 아랍어 강사님이 이야기하길 무슬림은 하루에 5번 메카 방향(키블라 Qibla)으로 기도를 드린다고 한다. 예전에는 나침반을 썼다면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키블라를 찾는다. 구글 스토어에서 이슬람 앱을 하나 받아보니 쉽게 메카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

키블라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 오만에서 유명한 관광지에 주차를 하고 막 내릴 때였다. 어떤 오마니(오만 사람)가 어쩌고 저쩌고 해서 무슨 소린가 몰라 멍을 때리고 있었다. 한참을 계속 들어보니 자신이 지금 메카 방향으로 기도를 해야 하는데 그 방향에 차가 있으니 빼 달라는 것이었다.(^^;)

등대에 아이잔 얹었을 뿐인데 갬성이 촥...

===

우리나라에 없는 문화를 현지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배우니 의도치 않게 이런 저런 민폐를 끼치게 된다. 여행 전에 미리 공부하고 가면 좋은데 실제로 그렇게 가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고.... 미리 이런 강의를 봤으면 여유 있게 대처했을 텐데 말이다.

요즘은 코로나라는 타의 100%로 집에 있으면서 온라인 강좌를 많이 보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아랍 문화 강의를 보게 될 줄은 생각 못했지만 내가 직접 다녀온 곳이라 그런지 재밌게 볼 수 있었다.

앞으로 해외 여행을 언제 다시 할 수 있을까? 빨라야 2022년 초쯤 되려나. 이것도 나중에 봤더니 헛된 기대가 되어 있는 거 아닌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다시 하게 되더라도 한 번의 기회가 예전보다 소중해지는 건 명백한 거 같다. 그때 그 한 번의 여행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 여러분도 인강으로 방구석 수행을 떠나보시길 바란다.

무료한 시간... 집에서 해커스 아랍어 인강 들으며 내후년 기약하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