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 반전 영화, 히든페이스 혼자 본 후기

2018. 3. 19. 07:00미분류

'히든페이스'라는 영화를 혼자 보았다. 밀실 반전 영화라는 타이틀만 보고 선택했는데 효과음으로 사람 깜짝깜짝 놀래게 하는 스타일의 영화였다. 조용히 집중해서 보고 싶었지만 결국은 방 안의 불을 모두 켜고 볼륨은 '5'로 줄인 상태로, 그리고 심지어 뒷부분이 넘 무서울까봐 미리 한번 줄거리까지 훑은 후 영화를 보게 되었다.

반전 영화를 이렇게 보면 무슨 의미가 있냐 싶겠지만... -_- 무서운 건 넘 싫엉... 아무튼 완벽한 세팅(?)을 한 후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영화는 스페인, 콜롬비아에서 만든거라 내내 스패니쉬로 이야기를 한다. 할리우드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언어 때문인지 약간은 이질적인 느낌이 들긴하지만 프랑스의 알 수 없는 철학 영화들보다는 보기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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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티즌이 먼저 추천한 미스터리 스릴러, 히든 페이스 (네티즌은 여러가지로 부지런하고 바쁘다.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먼저 추천 해야돼!!)

히든페이스 줄거리

주인공은 3명이다. 젊은 나이에 지휘자로 성공한 남자 안드레아, 그의 첫번째 여자친구 벨렌, 벨렌이 사라지고 새로운 여자친구가 된 파비아나가 있다. 안드레아와 벨렌은 스페인에 살고 살다가 콜롬비아의 보고타에서 지휘자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함께 콜롬비아로 향한다. (스페인과 콜롬비아 모두 스페인어를 써서 얘네들은 자유롭게 취업을 하나보다. 부럽 그뤠잇)

콜롬비아로 오기 전에는 안드레아와 벨렌은 수수한 서민 느낌인데 어디서 돈이 생긴건지 콜롬비아로 온 후에 대저택을 독일사람으로부터 렌트하게 된다. 갑자기 부유한 척을 하는 커플... 그러다 어느 날 벨렌은 안드레아의 사랑이 좀 식었다는 느낌을 받고 집주인인 독일여자에게 이런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내가 갑자기 사라지면 안드레아는 어떻게 반응할까? 궁금하다 등등의 이야기를 하니 갑자기 독일집주인은 이 집에 그걸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며 기다렸다는듯이(!) 비밀의 방을 벨렌에게 소개해준다. 이 방은 안에서 바깥의 침실과 화장실을 몰래 지켜볼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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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드레아: 벨렌, 나 콜롬비아에 취업했어!

벨렌은 남자친구 안드레아에게 자신이 떠난다며 영상메시지를 남기고 비밀의 방으로 숨게 되는데, 아차... 가장 중요한 방 열쇠를 떨어뜨린채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어딘가로 갈 때는 항상 꼼꼼하게 챙겨야 할 것을, 벨렌은 무슨 여행이라도 가는냥 들뜬 마음에 급하게 비밀의 방으로 들어가다 열쇠를 놓고 온 것이다. 마치 공항 가는데 여권을 집에 놓고온 격이랄까.

결국은 열쇠가 없어 방 안에 갇힌 상태로 밖으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아무리 안에서 소리를 크게 쳐도 밖에서는 그 소리가 전혀 들리지도 않는 상태가 되었다. 벨렌은 완벽하게 밀실에 갇히게 된 것이다. 안드레아는 벨렌이 사라진 후 잠시 괴로워하다가 새로운 여자친구 파비아나를 집으로 데려온다.

벨렌의 실종 때문에 집에 경찰이 찾아오고, 저택에 이상한 일들이 발생하면서 새 여자친구인 파비아나는 집 안에 벨렌이 갇혀있다는 것을 직감하게 된다. 그리고 비밀의 방을 열 수 있는 키도 우연히 침실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이제 방 문만 열면 벨렌을 구출할 수 있는데... 그런데 이게 웬일, 파비아나는 눈동자를 몇 번 굴리더니 돈 많은 안드레아가 넘 좋았던지 비밀의 방을 열어주지 않는다. 오히려 벨렌에게 보란듯이 안드레아와 사랑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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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드레아의 새 여자친구 파비아나, 이 집 안에 누군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게 된다.

영화 후반부

그러다 여차저차한 이유로 파비아나는 벨렌을 구해줘야겠다고 결심하고 방 키를 사용해서 비밀의방으로 들어간다. 이 때 아픈척 하고 있던 벨렌은 갑자기 무쇠와 같은 힘을 발휘해 파비아나를 한 대 내려친 후 그 방을 도망나온다. 침대 위에 방 열쇠를 두고, 안드레아와 함께 찍은 사진을 유리에 붙여놓은 채.

장면이 급하게 바뀌면서, 도망쳐 나온 벨렌은 한 해변가에 앉아서 인생 덧 없다는듯이 모래알을 매만진다. 그리고 방에 갇힌 파비아나는 사실 딱히 잘못한 것은 없는데, 벨렌을 구해줘야 하는 타이밍을 한번 뒤로 늦췄다고 방 안에 영영 갇히는 신세가 되고만다.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교훈이라도 주려는 것일까? 파비아나 입장에서는 참 당황스러울 법 한 상황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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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의방에서 도망나온 벨렌, 사진 한장을 거울에 붙이고 홀연히 떠난다.

영화는 이렇게 파비아나가 갇히면서 급하게 끝나게 되는데, 최종 결말은 관객이 어느정도 유추해 볼 수가 있다. 안드레아의 첫 여자친구인 벨렌의 실종사건을 추적하던 경찰이, 두번째 여자친구인 파비아나까지 실종되자 안드레아를 유력한 용의자로 둘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방 안에 갇힌 파비아나는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영영 안에 갇힌채 살게된다. (영화 중간에 집주인 독일여자분이 나이가 많아 돌아가시게 되면서 저택에 비밀의방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벨렌만 남게되었다)

영화 히든페이스는 나름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설정으로 중후반부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1시간 반짜리 영화인데 2시간으로 만들어서 뒷부분을 보강하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 갑자기 끝나는 느낌이라 아쉬웠다. 파비아나 같은 경우엔 나름 벨렌을 구해주러 방으로 들어갔는데 오히려 머리 한대 얻어맞고 방 안에 갇히게 되었으니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겠다. 마지막이 아쉽지만 밀실 소재가 재미있었던 영화, 그리고 스페인어 덕분에 남미 기분이 풀풀 나는 영화 히든페이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