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요가' 서평 | 뉴욕 요가 강사의 스웨그 | 아무튼 시리즈(1)

2020. 2. 12. 07:00도서 리뷰

'아무튼, 요가'라는 책을 봤다.
중간쯤 읽을 때쯤
이 책이 시리즈라는 것을 알았다.

아무튼, OOO 으로
20여권의 책이 이미 출판되어 있다.

이 시리즈가 특이한 건
1인 출판사 세 곳이 함께
협업으로 작업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이 20권 넘게 나올 수 있는듯)

출판사 이름이 각각
제철소, 위고, 코난북스이다.

이 중 아무튼, 요가
위고 출판사 이름으로 책이 나왔다.

이 시리즈의 다른 제목들을 보면,
아무튼 + 쇼핑, 외국어, 트위터, 비건, 술 등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이 제각각 좋아할 만한 취미를 주제로 한다.

과자 하나 먹을동안 보면 딱 좋음


'아무튼 요가'는 에세이집이다.

잘 쓴 브런치 글을
매끄럽게 엮어서 책으로 출판한 느낌이랄까.

작가는 현재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요가를 가르치는 요가 강사이다.

책의 전체 줄거리는
일본에서 패션쪽 일을 하던 작가가
뉴욕으로 건너가 요가 강사가 된 과정이다.

일기 같은 형식이라
술술 읽히고 무엇보다 재밌다.
속독이 훈련된 사람이라면
30분~1시간이면 다 읽지 않을까 싶다.

(나는 집중력이 약하고 목욕하면서 보느라 2시간 걸렸다.)


이 책을 통해
요가에 대한 깊이있는 정보를 얻거나,
'해외에서 요가 선생님 되는 방법' 같은
솔루션을 알 수는 없다.

대신 책을 다 읽고나서
(요가와는 관련없지만) 개인적으로 흥미 있었던 내용
2가지가 있었다.

첫번째는 쌩뚱맞게 토플 관련 이야기다.

작가가 애초에 뉴욕에 온 목적은
패션 관련 학교에 진학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토플 시험을 2년 동안 봤는데
한번도 커트라인 80점을 못 넘었다는 것이다.

결국은 급한 마음에 아무거나(?) 시작해야겠다 싶어
요가 전문가 과정을 듣게 되는데,
신기하게도 영어로 요가를 배우고 난 후
토플 시험을 봤더니 80점을 넘었다고 한다.

역시 언어는 극한 상황에 던져져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두번째 흥미로웠던 책 내용은
작가가 요가 강사가 된 이후에도
가르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강의를 계속 듣는
수강생이었다는 이야기였다.

내가 요가 강사라고 생각을 해 보면,
내가 이미 자격증이 있는 강사인데
다른 강사의 수업을 듣는다는 것이
얼핏 자존심이 상하고
그 자체로 상상이 잘 안가는 일이다.

그런데도 작가는
다른 종류의 요가 수업을 계속 듣고,
각종 요가 자격증을 따는 일을 지속적으로 했다.
자신이 남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도
동시에 남에게서 배우는 것을 멈추지 않은 것이다.

'아무튼, 요가'의 작가 (사진은 작가 인스타 @sangah.yoga 에서 퍼옴)


'아무튼, 요가'는 책 장르상
가볍게 한번 보는, 시간 때우기용으로 최고이고,
(기대하지 않았던)인상 깊었던 내용까지 있어 좋았다.

요가로 언어 마스터(?)가 되고,
강사이면서 동시에 수강생임을 게을리 하지 않는 모습.

이 두가지를 통해 작가에게 많이 배웠고,
뒷통수 2대 맞는 기분을 느끼며
오늘의 '아무튼, 요가' 책 서평을 마무리한다.

"나마스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