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외국어' 서평 | 여러 언어를 3개월만 배우면 생기는 일 | 아무튼 시리즈(4)

2020. 3. 2. 07:00도서 리뷰

4번째 읽는 아무튼 시리즈
이번엔 외국어다.

이 시리즈는
세 곳의 1인 출판사(위고, 제철소, 코난북스)가
콜라보로 작업을 하고 있는데,
나는 유난히 위고에서 낸 책을 많이 읽고 있다.

의도적인 건 아니고 책 제목만 보고 고른 건데,
읽은 4권 중 3권이 위고 거니까 나도 신기하긴 하다.
위고 출판사랑 나랑 잘 맞는 듯.

책 이야기로 들어가기 전,
작가 소개를 좀 하면,

불어 전공에
현재는 전공과 관련 없는 회사에 다니는 중.
그리고 취미는 여러 외국어를
초급까지만 배우는 것이다. (딱 3개월만!)

작가는 자신의 이런 취미를
수학의 정석에서 집합 공부에 비유하고 있다.
70-80년생이라면 경험해 봤을 법한,
정석 책 젤 앞부분만 까맣게 때가 타 있는 그것...

사실 이건 나도 마찬가지여서
수능 수학을 집합 문제로만 낸다면
우리나라 전 국민이 서울대에 갔을 것 같다.

책 내용으로 들어가면,
작가가 배운 외국어는 총 5개이다.
프랑스어, 독일어 , 스페인어, 일본어, 중국어.

책의 주된 이야기는,
언어별로 어떤 점이 다른지 서로 비교하는 게 있고,
그 나라와 관련된 음악, 영화, 여행 에피소드를 섞어놨다.

토피넛 라떼랑 아무튼 시리즈에 폭 빠졌지 뭐야


(책 내용 중 일부...)

러시아어 통역을 오래 했던
일본의 에세이스트 요네하라 마리는,
열네 살에 일본으로 돌아오기 전까지는
'열등감'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 감정이 무엇인지도 몰랐다고 생전에 술회했다.


다양한 언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은
국어만 하는 사람보다
더 풍부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만 해도 이나 같은 단어가 있는데,
이런 단어가 없는 나라는 이게 어떤 느낌인지 모를 수밖에.

개인적으로는 또 언어가
사람의 성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믿어서,
이 둘의 연관 관계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실제로 책에서,
독일어의 경우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지 않기 위해
무수한 규칙을 두고 있다는 내용이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독일인의 이미지,
원칙을 잘 지키고 시간 약속을 철저히 하는 것과
그들이 쓰는 언어의 느낌이 너무 비슷하지 않은가?

태국을 많이 가 본 사람으로서 말해보면
태국에는 유난히 잘 웃어주는 사람을 만나기 쉽다.
그것 역시 톤이 높고 끝이 ~아(캅/카) 발음으로 끝나는 게
웃는 표정과 밝은 성격으로 이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경상도 사람이 무뚝뚝하고 성격이 급하며,
충청도 사람은 유순하고 느리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 역시 언어의 영향이 어느 정도 있지 않을까 싶고,
그런 면에서 서로의 사투리를 배워본다면
각 지역 정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목차가 거의 의미없는 아무튼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