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쇼핑' 서평 | 쇼퍼홀릭을 이해해 볼까나 | 아무튼 시리즈(6)

2020. 3. 6. 07:00도서 리뷰

6번째로 달려보는 아무튼 시리즈
아무튼, 쇼핑이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비건 책을 골랐을 때와 비슷하다.

관심있는 주제는 아니지만
그쪽 문화를 이해해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나는 10년에 1번 옷을 사는 사람이라
쇼핑 업계의 블랙리스트로 찍혀있다.
그런 내가 쇼퍼홀릭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을까?!
(결과부터 말하자면 일단 실패임)

책의 작가 소개만큼은
지금까지 읽은 아무튼 시리즈
가장 흥미로웠다.

소비 억제를 노리고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이주했으나 쇼핑의 촉이
더 예리해짐을 발견했다.

상품 페이지를 주르륵 훑어보고 있노라면
머리가 한없이 맑아지는데
그것은 인터넷 서핑이 나의
숨길 수 없는 즐거움이자 휴식처이고,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미는 이 앞부분이 전부였다. ^^;

내가 기대했던 것은
작가의 쇼핑 아이템과 거기에 담긴 추억 같은 것이었는데
실제 내용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에피소드가 있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별 재미는 없었고(;;)
주로 물건에 대한 묘사
분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느낌?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둘째는 '바그너 스위스 월릿'이라는 알루미늄 카드 홀더다.
디자인은 단순해서
스위스 십자가가 새겨진 금속 버튼이
하나만 있는 깨끗한 금속 카드 형태인데
뒤에 달린 머니클립이 탄탄하고 손이 다치지 않도록
카드 투입구 쪽만 살짝 곡선으로 처리됐다.
버튼을 밀어 올리면 네 장의 카드가
뽑기 좋을 만큼 2cm 정도만 살짝 올라온다.
카드를 하나만 뽑기 위해선 연습이 좀 필요하지만
빈도가 높은 카드를 제일 앞과 뒤로 배치하면 이내 적응이 된다.

이런 식의 묘사가 매 챕터마다 반복되니
갈수록 물건을 상상하는 것이 버거워졌다. ^^;

사진이나 그림을
적극적으로 써줬다면 어땠을까?
이미지 한 장이면 저 구구절절한 묘사를
할 필요 없었을 텐데.

(나는 바그너 스위스 월릿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관심이 없다규.
그걸 산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궁금한 거지.)

아무튼 시리즈가 텍스트 위주의 책이지만
특정 물건을 묘사할 때도 텍스트만 쓰는 것은
아무래도 비효율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무튼, 쇼핑은
옆에 스마트폰을 두고
책 읽기와 이미지 검색을 동시에 하는
수고로움이 필요할 듯하다.
(e북으로 읽었어햐 했나?;;)


이 책에 대한
내 주관적 평가를 뒷받침해주는
객관적 지표가 하나 있다.

yes24의 판매지수인데,
내가 읽은 아무튼 시리즈 6권을
이 지수 순서대로 나열하면 아래와 같다.

1위: 아무튼, 비건 (13,422)
2위: 아무튼, 요가 (9,798)
3위: 아무튼, 계속 (5,892)
4위: 아무튼, 외국어 (4,800)
5위: 아무튼, 방콕 (1,668)
6위: 아무튼, 쇼핑 (1,086)

그러나 이것 역시
개개인의 취향일 뿐.

책을 통해 생각지 못한
쇼핑 아이템을 찾고자 하는 사람에게
아무튼, 쇼핑은 여전히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