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서비스 책으로 배우기 #2 -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에 대해 | '플랫폼 제국의 미래' 서평

2020. 3. 11. 07:00도서 리뷰

이 책은 제목을 보고 재밌을 거 같아서 선택했다. '플랫폼 제국의 미래'. 미국의 대표 IT 기업에 대해 설명한 책이다. 영어 원서 제목은 The Four.

책에서 얘기하는 4개의 기업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1대 1로 대응되는 건 아니지만) 대략 네이버, 카카오, 배민, 쿠팡 정도 될 것 같다.

작가는 기업인이자 뉴욕대 교수인 스콧 갤러웨이다. 사실 이 사람이 누군지는 중요치 않고, 중요한 건 미국인이라는 점이다. 어설픈 한국인 전문가가 얼치기 공부로 쓴 책은 아니기에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글 제목 번역은 좀 아쉽다. 원제와 비교해서 너무 거창하고 본문 내용과 그닥 맞지 않는다.

책 구성

크게 두 분류이다.

  • 전반부: 4개의 각 기업에 대한 역사와 성격
  • 후반부: 종합 짬뽕(4대 기업 성공 요인, 5번째 떠오를 기업은?, 개인 경쟁력을 갖추는 방법 등)

사람에 따라 전반부가 좋을 수도, 후반부가 좋을 수도, 전부 다 좋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전반부만 좋았다. 후반부는 주제와 동떨어진 이야기가 많아서 좀 별로였음. (ex: 자격증을 따라, 이직을 잘 하라, 주 80시간 이상 빡세게 일하라 같은 내용;;)

앞부분이 좋았다고 말한 이유는, 미국 4대 IT 기업에 대해 잘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에 대해 한 챕터씩 할애 하면서 상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각 기업의 창업자가 어떻게 해당 기업을 일구었는지, 각 기업이 가지는 시장가치가 어떤지, 그로 인해 현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미국적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게 흥미로웠다.

특히 4개 기업의 부정적 측면을 말해주는데, 요약하면 이렇다.

  • 아마존 -> 소매업 종사자 대략 실직을 유발
  • 애플 -> 미국내 초법적 존재, 실제 제품 가치에 비해 지나친 가격
  • 페이스북 -> 가짜뉴스 확산의 주범
  • 구글 -> 신이 된 기업 (신이 노하면 우린 어떻게 될까?)

우리나라에도 요즘 배민, 타다로 인해 플랫폼 노동 이슈가 나오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찬반을 명확히 못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미국에서 아마존으로 인해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보면서 내 입장을 명확히 할 수 있었다.

애플에 대해서는 그저 아름다운 아이폰과 언젠가 갖고 싶은 아이맥으로 기억했다. 그런데 미국에서 온갖 탈세와 초법적 행위를 한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지금은 그냥 미국의 삼성이라고 봐야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페이스북은 내가 직접 써보지 않아서 그동안 잘 몰랐다. 전 세계 사람이 쓰는 SNS이고, 트럼프가 당선될 때 가짜 뉴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정도만 알았다. 실제로는 어마어마한 가짜 뉴스를 퍼날르는 곳이 페이스북이고, 이 기업은 그것이 돈이 되기에 수수방관한다고 한다.(어디서 네이버 냄새 안나여?;;)

페이스북의 직원 1인당 시가총액은 GM에 비해 월등하다. (둘 중 누가 더 '좋은' 기업일까)

구글은 4개의 기업 중 상대적으로 부정적 이슈가 가장 적었다. 한 단어로 신과 같은 존재라고 책에서 정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신이라고 해서 인간의 입장에서 항상 이로울까? 신이 두려운 건 신이 노했을 때 무슨 행동을 할 지 몰라서다. 정상적인 알고리즘으로는 검색 1페이지에 나와야 할 사이트가, 그들의 의도에 의해 2페이지에 나오게 되면 작은 사이트는 한순간에 망해버릴 수도 있다. (이번에도 네이버에서 맡았던 냄새가 난다...)

결론

플랫폼 제국의 미래는 읽는 사람마다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나는 여기 나오는 4개의 기업을 우리나라 상황과 대비하여 책을 보았다. (지금은 시간차가 거의 없지만) 미국에서 현재 일어나는 일은 우리나라에서 미래에 일어날 일이기 때문이다.

책의 뒷부분은 내 관심사와 먼 내용이었지만, 어떤 사람은 그걸 더 흥미롭게 볼 수도 있겠다. 나처럼 단순히 현상을 분석하는 재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추세에 어떻게 올라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람은 뒤에 있는 내용이 더 유용하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대한 평가는 5점 만점에 3.9점이다. 완전 추천까지는 아니지만 한번 쯤 가볼만한 맛집에 해당한다. 더 이론적이거나, 더 실용적이거나. 둘 다 챙기다 보니 둘 다 만족스럽지 않은 느낌이다. 하나에만 포커스를 맞췄다면 초대박 맛집이 탄생했을 수도...

책 내용 중 빵 터지는 부분이 있어 가져왔다. (미국의 중년도 한국의 중년과 똑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