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장기여행자에게 좋은 온눗(OnNut) 지역과 KV맨션 숙소리뷰

2017. 7. 10. 19:00태국여행 싸와디캅/방콕 여행

안녕하세요. 평범한 직장인에서 어느덧 생활여행자가 된 칼퇴의품격입니다. ㅎㅎ 회사다닐 때에는 장기여행 하는 사람들을 참 부러워 했었는데 요즘은 여행을 질리도록 할 수 있어서 참 좋네요. +_+;;

다만 한번 여행갈 때 최소 2주 이상은 기본으로 일정을 잡다보니 여러 부분에서 돈을 아껴서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짠내트립이라고 하죠) 이번 태국 여행 중에는 방콕에서 최소 1주일 이상 있어야 해서 숙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방콕은 물가가 비싸거든요. ㅠㅠ

여러 고민끝에 저는 방콕의 온눗(OnNut)이라는 지역에 1주일 있기로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곳이 참 마음에 들었고, 장기여행자들을 위해서도 괜찮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저와 같은 저예산 여행자들은 모두 방콕 온눗으로 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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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눗(OnNut)의 한가로운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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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TS OnNut역 위에서.

온눗(OnNut)의 장점

온눗(OnNut)의 가장 큰 장점은 방콕의 지상철인 BTS 역이 있다는 점입니다. 방콕 여행을 몇 번 해보시면 지상철/지하철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데요. 러쉬아워 때 택시를 타면 극악의 정체로 인해 멘탈이 탈탈 털리게 되죠. (3km 가는데 50분 넘게 걸립니다 -_-;;) 온눗에는 BTS OnNut역이 있어서 방콕의 중심인 씨암, 아속, 텅러를 환승없이 10~20분 내에 갈 수 있습니다. 변방이지만 변방이 아닌듯한 느낌, '그래 나도 언제든지 다운타운에 진출할 수 있어!' 라는 자신감을 심어주죠.

그리고 물가가 정말 저렴합니다. 여행 예산을 짤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숙소인데, 이 지역 콘도(서비스 아파트)의 월별 가격을 보면, 대략 5,500 ~ 9,500 바트 정도에서 한달 숙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이 가격이면 치앙마이하고 비슷한 수준이라 할 수 있겠고, 3달 이상 계약하면 할인이 더 됩니다. 대체적으로 역과 가깝고 신축이면 비싸고, 역과 멀고 오래된 건물이면 가격이 다운됩니다. 뭐, 이것은 한국과 같은 이치죠. ㅎㅎ;; 하루 단위의 숙박가격은 600 ~ 900 바트 정도면 되고 제가 묵었던 KV맨션의 경우는 5박을 하면 1박을 덤으로 주기도 합니다. -_-;

온눗(OnNut) 지역에는 화려한 백화점은 없지만 실생활에 필요한 편의시설들이 많은데요. 테스코(Tesco)가 역과 바로 연결되어 있고, 또 역에서 5분만 걸어가면 빅씨(Big C)가 있습니다.(우리나라의 이마트, 롯데마트와 비슷) Big C 바로 옆으로는 야시장, 마사지 골목이 있어서 먹고 쉬는데 있어서는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_-; 딱 한가지 단점은 치앙마이에서 질리도록 볼 수 있는 예쁜 카페가 온눗에는 없어요. ㅠㅠ 저는 일주일동안 숙소 바로 옆에 있던 작은 W카페에서 모닝커피 먹은게 전부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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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콕엔 지상철(BTS)과 지하철(MRT)이 있다. 이 두 노선과 함께 수상택시를 활용하면 방콕의 웬만한 곳은 다 갈 수 있다. (그 밖의 대중교통으로 가기 힘든 지역은 우버를 이용하면 된다.)

온눗 마사지 골목과 야시장

온눗역 1번 출구로 나와서 두번째 골목(수쿰빗 쏘이 77/1)으로 들어가면 마사지 골목이 나옵니다. 이곳 마사지 가격은 제 생각에 방콕 뿐만 아니라 태국에서도 가장 저렴한 수준이고요. 한 10개 정도의 가게가 줄 지어 있는데 타이마사지 1시간 가격이 150바트~200바트입니다.

지금까지 태국을 여러번 여행하면서 150바트보다 더 싼 곳은 제가 보지 못했으니 아마도 이 가격이 아마도 최저치가 아닌가 싶구요. 카오산로드의 마사지샵도 가장 싼 곳이 200바트, 대부분은 250바트이니 온눗이 참 저렴한 곳이란걸 느낄 수 있죠. 이곳에 마사지 가게들이 많아서 어디를 가야할 지 고민이 될 수가 있는데, 어디가 더 잘한다는 것은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결국은 샵이 중요한게 아니고 마사지사의 실력이 중요한 것이라서 이왕이면 나이가 좀 있는 경험 많으신 분께 받는게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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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눗 마사지 골목에 있는 한 마사지샵, 타이마사지 150바트(5천원).

오후 늦게부터는 이 골목에 야시장이 들어서서 마사지 받은후에 꼬치, 쏨 쥬스, 과일 같은것들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이곳은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어서 시장에 오는 분들이 거의 대부분 태국분들이신데요. 그래서 다른 이름있는 야시장보다 훨씬 가격이 쌉니다. 꼬치가 10바트, 아이스 타이티가 25바트 정도로 이 보다 더 싼 곳은 방콕에 아마도 없겠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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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눗 야시장. 사람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적당히 붐비는 시장이다.

테스코(Tesco)와 빅씨(Big C)

우리나라에서도 집 근처에 마트 있으면 참 편하죠. 테스코(Tesco)는 온눗역하고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저도 자주 갔었습니다. 2층에 푸드코트가 있는데 에어컨 시원하고 관리가 잘 되어 있어서 깨끗하고요. 가격 역시 아주 쌉니다. 보통 한끼에 40바트~60바트 정도인데, 이 정도면 카오산의 노점상에서 땀 뻘뻘 흘리며 먹는 팟타이와 비슷한 가격이니 여기가 참 싸다는 걸 알 수 있죠.

테스코 푸드코트는 계산하는 방식이 좀 특이한데, 카운터에 가서 미리 넉넉하게 돈을 내고 충전된 카드를 받습니다. 그 카드를 가지고 각각의 음식을 계산하구요. 음식을 다 먹은후에 카드를 카운터에 돌려주면 잔액을 돌려받게 됩니다. 저도 첨에 어리버리했는데 옆에 계신 태국분이 친절하게 방법을 알려주시더군요. :)

빅씨(Big C) 안에도 푸드코트가 있고 맛과 가격 둘 다 아주 좋습니다. 여기는 각 음식코너별로 현금주고 계산하면 되고요. 또 푸드코트 옆에 은행이 있어서 안전하게 환전하기 좋습니다. 저는 돈을 그렇게 많이 쓰는 편은 아니어서 환율이 좋은 사설환전소 보다는 필요할 때마다 은행에서 조금씩 환전하는걸 선호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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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씨(Big C)내에 있는 은행. 직원분들이 아주 친절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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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씨의 푸드코트. 야외 노점상의 음식가격과 차이가 없다.

KV맨션 숙소리뷰

KV맨션은 너무나 마음에 들어 칭찬을 입에 달고 다녔던 숙소인데요. 그래서 앞으로도 방콕에 올 때마다 항상 여기서 지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방콕에 처음 오거나 해외여행이 익숙하지 않은 분은 카오산이나 럭셔리 시내숙소를 잡는게 좋겠지만, 여행경험이 조금이라도 있는 분이라면 이곳을 아주 강추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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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V맨션. 장기거주하는 웨스턴 피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여기 최대 장점은 OnNut역과 비교적 가까우면서(약 300m) 가격이 싸고 방이 무지하게 넓다는 점입니다. 짐이 좀 많은 두명이 써도 충분할 정도로 방이 크고 수납시설이 잘 되어 있어요. 크기는 제가 태국에서 지냈던 모든 숙소를 통틀어서 가장 넓은 숙소였습니다. 그리고 정말 좋았던게 방에 들어와서 그대로 누울 수 있는 쇼파가 있다는게 정말 편했고, 발코니도 있어서 손빨래 후에 건조시키는게 쉬웠습니다. 장기로 머무는 사람한테는 아주 필요한 것들이죠.

대부분 호텔은 방키를 꽂아야 전기가 들어오는데 여긴 지어진지 조금 된 맨션이라 방키랑 상관없이 전기가 들어옵니다. 잠깐 밖에 나갔다 올 때 에어컨을 켜놓고 갔다 올 수 있어서 좋아요. 한달 단위로 빌리는게 아니라면 방세에 전기세가 포함돼 있으니 전기세 걱정을 안해도 됩니다. 그래도 너무 장시간 방을 비울 때는 전기를 알아서 끄고 다니는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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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치되어 있는 가구는 오래되었지만 관리가 잘 되어있다. 특히 쇼파는 일주일 동안 있으면서 가장 유용한 아이템이었다.

은근히 편했던 것으로는 매일 아침에 물을 2병씩 준다는 게 있구요.(물 사러 편의점 자주 왔다갔다 하지 않아도 되서 좋아요) 맨션 1층에 저렴한 식당이 있어서 나가기 싫을 때 건물 내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점도 정말 좋습니다. 심지어 룸서비스로 주문할 수도 있습니다. ㅋㅋ 그리고 세븐일레븐이 숙소 바로 맞은편에 있어서 밤에 급하게 사러 갈 때 편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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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 옆에 있는 W카페. HOT 아메리카노가 40바트로 방콕/치앙마이를 통틀어 내가 가본 곳 중 최저가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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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 1층의 식당. 샤워하고 가벼운 차림으로 가서 먹을 수 있다. 이것도 귀찮으면 방에서 전화로 주문을 해보자.

제 생각에 이 숙소의 유일한 단점은 OnNut역에서 숙소가는 길에 '랍짱'이라는 방콕의 오토바이 택시가 많이 다닌다는 겁니다. 방콕이 전반적으로 인도가 잘 되어있지 않아서 걸어 다닐 때 주변을 잘 살피면서 걸어다녀야 하구요. 여자 혼자라면 너무 밤 늦게 다니지 않는것이 안전할 것 같습니다. 숙소 건물에는 24시간 관리하시는 분이 상주하고 계시니 방에서는 걱정없이 편하게 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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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 바로 앞에 있는 세븐일레븐에서 큰 물을 사서 냉장고에 넣어놓고, 숙소에서 주는 작은 물통은 밖에 돌아다닐 때 챙겨 다녔다. (나름 꿀팁 -_-)

결론

저는 방콕에서 카오산에도 있어보고, 번화가라고 할 수 있는 아속(Asok)역 근처에도 있어봤는데 마음이 가장 편했던 곳은 온눗(OnNut)이었습니다. 여기에 오면 '아 집에 왔다'라는 안도감이 들더라구요. 온눗BTS 역세권이라 약간의 복잡함은 있지만 아주 난리통까진 아니고, 생활물가가 방콕 최저 수준이라 마음이 편했습니다. (-_-)

방콕에 처음 왔더라도 저처럼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온눗에 숙소를 잡고 다른 관광지들을 다녀와도 충분할 것 같고요. 장기여행자를 위한 맨션과 서비스 아파트들이 많이 있어서 발품을 잘 팔면 치앙마이 수준의 집세로 한달살기가 가능하겠습니다. 여러모로 괜찮은 곳이니 여러분들도 이곳을 방콕 베이스캠프로 한번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