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화도읍을 여행하는 색다른 방법! 맛집 옆에 있는 카페와 식당만 찾아가는 B급 여행코스

2021. 4. 30. 22:34한국여행 방가/국내 여행

입소문을 타고 유명세를 떨치는 대한민국 수많은 '맛집'들!
'옆집' 사장님들은 무슨 배짱으로 '맛집' 옆에서 장사하는 걸까?
'맛집'이 먼저일까, '옆집'이 먼저일까?

맛집의 옆집이라는 웹 예능의 채널 소개글이다. 하필 인싸 식당 옆에 자리를 잘못 잡아 고생(?)하는 '옆집 식당'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다.(본 적은 없음;) 나는 B급 감성의 소유자라 내 코드랑 잘 맞을 것 같은 예능이다.

쏟아지는 인스타 갬성샷 홍수에서 남들과 조큼은 다른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면? 다녀간 사람이 적어 리뷰는 적지만 만족감 만큼은 오대양 육대주만큼 차고 넘친다면? 바글바글한 손님에 절은 AI 알바생 대신, 적당한 손님에게 사람 냄새 나는 서비스를 하는 사장님이 있는 곳이라면?

주말이면 사람들로 터질 것 같은 남양주 화도읍에도 그런 2인자 감성맛집카페가 있다. 위에서 말한 이른바 '옆집 식당'들이다. 북한강이 보이는 리버뷰는 아니지만, 인플루언서를 따라 포즈 취할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나만의 유니크한 경험을 만들 수 있는 곳. 이런 장소를 찾고 있다면 이 글은 여러분에게 괜찮은 남양주 여행 가이드가 될 것이다.

남양주 화도읍은 주말이면 라이더, 가족/커플 여행객으로 언제나 북적인다.

01. 출출한 배, 간식으로 달래기

복잡한 팔당대교IC를 빠져나와 조안면에 도착했다면 목적지인 화도읍까지 절반은 도착한 것이다. 거북이 주행으로 고생했으니 잠시 쉬어갈 차례. 남양주의 명물 조안찐빵을 먹으며 배고프다고 아우성치는 뱃속을 달래줄 시간이다.

조안면의 찐빵 대부는 누가 뭐래도 조안사계절찐빵만두라는 곳이다. 차 타고 지나가다보면 사람들 줄 서 있는 집, 여러분이 본 그집 맞다. 하지만 오늘 컨셉은 2인자 옆집이라 내가 간 곳은 맞은편에 있는 찐빵만두 조안본점이다.

맵에서 이곳을 찾기는 쉽지 않아서 인스타에서 #North124로 검색해 보거나 내비에 '조안면 북한강로 124'를 입력해 찾아와야 한다. 겉이 허름하고 찐빵 찌는 연기가 주변에 가득하면 잘 찾아온 것이다.

가격은 5개 4,500원으로 화도읍에서 이 정도면 최저가 음식이라 하겠다. 먹어보니 나름 쫀쫀한 겉면이 괜찮았고 달콤한 팥은 운전의 피로를 풀어주었다. 이 집은 근처에 워낙 강력크한 인싸 맛집이 있지만, 가격과 맛은 1인지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갖춘 곳이다.

남양주 여행의 애피타이저, 조안찐빵

02. 나만 알고싶은 카페에서 여유 부리기

간식을 먹은 후 찾아간 곳은 나의 완소카페, 화도읍 코스타리카이다. 화도읍의 다른 대형 카페가 북한강을 끼고 있는 것과 달리 이곳은 언덕 위 전원주택 단지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온라인상에 정보가 없다면 지나가다 즉흥적으로 들르기는 매우 힘든 곳이다. 내가 이곳을 알게된 건 근처에 있는 회사 연수원에서 숙박한 덕분이었다. 그게 벌써 6~7년 전으로, 심심해서 주변을 탐방하던 중 우연히 카페 푯말을 보게 되어서 코스타리카를 알게 되었다.

이곳 근처는 북한강이 흐르고 있어 인스타 갬성의 대형 카페가 많다. 그중 최근에 뜨고 있는 곳은 라온숨이다. 원래 모텔로 쓰이던 건물을 카페로 리모델링 해서 지금은 2030이 좋아할 만한 핫플로 완전히 탈바꿈한 곳이다.

화도읍이 하루게 다르게 변해가고 있지만 나는 여전히 코스타리카를 좋아한다. 이 카페가 주는 절대적인 여유로움좋아요 100개가 보장된 인생샷도 별 가치가 없도록 느껴지게 한다. 2층에서 내려다보이는 리버뷰, 지저귀는 새소리, 근심걱정 없어 보이는 전원주택. 이곳은 마치 시공간을 초월한 제3지대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여긴 몰랐지? 진정한 남양주 핫플!

카페 코스타리카의 주인은 예술가이다. 그의 감성이 카페 곳곳에 묻어 있음을 느끼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실내에 들어가 보면 갤러리에 온 것 처럼 여러 종류의 그림이 있고, 아기자기한 소품도 가득하다.

코스타리카에 있으면 시간 순삭. 볼 게 넘 많아.

카페에서는 책을 읽고 보드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해외여행은 못가지만 카페에 올 때는 늘상 여행책을 챙겨온다. 언젠가 갈 수 있는 그날을 꿈꾸며... (2년째 꿈 꾸는 중이라니, 이 머선 129?!)

보드게임은 자주 하진 않지만 연습하려고 가져와봤다. 주중에 조카 돌봄이 예정이라 아이랑 해 볼 계획이다. 이름이 '에듀스낵'이라는 게임인데 해보니 룰이 좀 어려운 편. 내가 먼저 교육될 기세다. 이거 어른 교육용 게임인가? 아니면 내가 머리를 넘 안 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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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가심비 넘치는 레알 맛집 방문하기

보드게임 몇 판 했더니 금새 배고파졌다. 진짜 최고의 다이어트 방법은 머리 쓰는거라는 걸 오랜만에 느꼈다. 이제 남양주 여행의 마지막 코스, 가심비 내리는 맛집 방문만 남았다.

내가 저녁을 먹으러 찾아간 곳은, 명실공히 남양주 화도읍의 최고 맛집금남멧돼지 '옆집' 함앤스다. 금남멧돼지는 몇년 전 처음 갔을 때만 해도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고, 아는 사람만 가는 식당이었다. 이후 TV에 몇 번 나오더니 지금은 가격이 많이 오르고 사람이 넘나 많아져서 멀리 보내줬다.

함앤스는 금남멧돼지 바로 옆에 있는 자그마한 식당이다. 이름이 좀 어려운데 함박&스파게티로 풀네임을 외우는 게 오히려 쉽다. 이 식당은 계속 우상향 하고 있는 화도읍 음식 물가의 하방 지지선을 형성하는 고마운 역할을 수행 중이다.

내부는 테이블이 3개 정도로 작고 코지한 느낌이다. 함박은 수제여서 정성이 느껴지고, 스파게티도 무난한 맛이다. 음식 맛있고 가성비 좋지만 유일한 단점은 금남멧돼지에서 풍기는 고기 냄새를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함&스. 여기 진짜 괜찮음. 외국 온 기분도 나고.

화도읍의 북한강을 따라 1인자 옆에 있는 2인자 식당과 카페를 즐기는 풀패키지 여행코스를 즐겨봤다. 내가 최애하는 장소들로만 구성을 한 것이라 다른 사람이 따라해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남들 다 하는 A코스에 질린 사람이라면 남양주는 이제 이 코스로 한번 여행해 보시길! 사람들로 늘 빡빡하고 여유 없었던 북한강도 알고보면 이렇게 여유로운 공간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