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여행[4] - 위치 좋은 숙소, '김해한옥체험관' 숙박 후기

김해를 여행하면서 6일 동안 김해한옥체험관에서 숙박을 했다. 개인적으로 만족하며 지냈는데, 확실한 건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각자의 여행 경험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음) 김해 숙소를 고민하는 사람을 위해 한옥체험관의 특징을 정리하니 여행 전 참고해 보기 바란다.

위치

김해한옥체험관은 구시가지 완전 중심에 있다. 가야 유적지의 정가운데 위치하고 있어서 문화를 공부하고 싶어 왔다면 이곳만 한 위치가 없다. 방에서 나와 10초만 걸으면 수로왕릉 돌담길이 있고, 박물관, 고분군도 도보로 10분 내에 갈 수 있다. 서울로 치면 안국역쯤에 숙소가 있는 셈이니 뚜벅이에게 최고의 위치이다.

차가 있는 사람에게도 편하다. 보통 구시가지에 있는 숙소는 주차하기가 진짜 힘든데, 김해는 그렇지 않다. 숙소까지 진입이 쉽고 관내에 주차가 가능하다. 운전 시 주의할 점은, 바로 옆에 부산이 있어서 그런지, 김해 운전자들의 성격이 보통 급한 게 아니라는 것. 숙소 환경과는 별개로 도로에서의 운전 경험이 유쾌하진 않다.

김해한옥체험관 근처에는 유적지뿐만 아니라 봉리단길, 외국인거리도 가까이 있다. 봉리단길은 트렌디한 맛집, 카페가 많은 곳이고, 외국인거리는 한국인보다 외국인을 더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이다. 나는 혼자 여행을 해서 봉리단길은 못 가봤지만, 외국인거리는 매일 들락날락했다. 하루는 베트남 식당, 하루는 태국 식당, 하루는 인도네시아 식당... 옆집 가듯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숙소 위치가 좋은 덕분이었다.

체크인

김해한옥체험관은 오후 5시부터 체크인을 할 수 있다. 체크인 시간이 늦어서 아쉽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국내 숙소의 공통적인 단점이라 할 수 있다. 숙박 가격은 외국에 비해 비싸면서 체크인 시간은 늦으니 정작 숙소에 들어와서는 짐 풀고 잠만 자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국내 여행 시 연박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나마 2박 이상 하면 손해가 좀 덜 하다고 느껴져서다. 이번 여행에서는 5박을 하기로 해서 체크인 시간이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보통 이렇게 길게 여행하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에 1박 2일 여행자에게 오후 5시 체크인은 마이너스 요소이다.

방음

한옥 숙소는 대체로 방음이 안된다. 김해를 여행하기 전, 산청 여행을 하면서도 한옥에 묵었는데 이때도 방음이 전혀 안돼서 아쉬웠었다. 옆방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다 들렸을 정도니, 모르는 사람과 방을 같이 쓴다고 생각해도 될 듯^^;; 아마도 큰 방을 2개, 3개로 나누면서 중간에 너무 얇은 벽을 세웠기 때문인 것 같다.

별채가 아닌 이상 방음 안 되는 건 한옥 숙박 시 감수해야 하는 요소이다. 옆방에 조용한 1인 여행객이 오기를 기도할 수밖에. 운 좋게도 내가 5박 하는 동안에는 옆방에 차분한 사람만 드나들었다. 만약 기차통 삶은 여행자가 있었다면 어땠으려나... 그랬으면 지금쯤 반대로 한옥 숙소를 비추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_-;;

비행기 소음

김해에 있는 내내 이곳이 치앙마이 같다는 생각을 한 건 비행기 소음 때문이었다. 치앙마이는 도심에 공항이 있어서 한달살기를 할 때 비행기 소리를 자주 들었다. 김해도 김해공항이 가까이 있어서 오전 7시부터 주기적으로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김해에서 이 소음을 들으니 불편보다는 반가움이 컸다. 특히 아침에 한옥체험관에서 뒹굴거리다가 '윙~~~' 하는 소리가 들리면, 태국에 대한 그리움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별 할 일 없이 아침에 일어나 빨래하고 밥 먹으러 다니던 시절... 2021년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길 기대하면서도 과연 그렇게 될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방 크기

한옥체험관은 여러 종류의 방이 있는데 나는 제일 작은 방에서 지냈다. 내가 묵은 방은 2인실이지만 사실 1인용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한쪽에 캐리어를 놓고 다른 한쪽에 침구를 펼치면 꽉 차는 크기였다.

방은 작지만 난방이 잘 돼서 한번 바닥에 누우면 밖을 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도착한 날 난방을 올리고 주문한 치킨과 함께 밤늦게까지 축구 중계를 봤다.(케이블 TV 있음) 2인이 사용하기에는 너무 좁지만 혼자서는 부족한 게 별로 없는 방 컨디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