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한달살기 #9 - 거제 공곶이 수선화 예쁜 곳 | 노부부가 만든 거제8경

2021. 3. 23. 12:00한국여행 방가/거제

거제 공곶이 수목원

거제도에는 유독 장인이 만든 관광지가 많다.

  • 부부가 섬을 사서 직접 꾸민 '외도 보타니아'
  • 태풍 매미 피해를 극복하고자 한 남자가 돌을 쌓은 '매미성'
  • 노부부가 산비탈에서 호미로 일군 '공곶이 수목원'

모두 거제도에서 유명한 관광지이고 그중 외도공곶이거제8경에 포함되어 있다. 개인이 자본을 이용해 사람을 쓰지 않고, 오롯이 자신의 노동력으로 이런 것들을 만들어 내다니. 이 정도면 거제도를 크리에이터의 섬이라 불러도 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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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첫 번째로 가본 곳은 공곶이 수목원이다. 외도와 매미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람이 덜 할 것 같아 선택했다. 그리고 가는 길이 힘든 게 오히려 매력적이었다. 따로 운동할 시간을 내지 않아도 되니까. ^^;

사람은 숲이 있어야 돼

주차장에서 공곶이를 왕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1시간 반이다. 숲길을 계속해서 걷게 돼서, 산속에 트레킹 하러 온 느낌이 든다. 난이도는 소름 돋게 힘들진 않지만 꽤나 힘든 수준의, 중짜리 트레킹 코스라 할 수 있겠다.

중간에 있는 무인카페에서 잠시 쉴 수 있음

그러다 보니 공곶이 수목원 평점(구글)을 보면 3.9로 나온다. 이 평점의 의미는 호불호가 갈린다는 뜻이다. 누군가에겐 최고의 관광지여서 5점, 누군가에겐 이거 때문에 이 정도까지 걸을 건 아니어서 2점짜리라는 거다.

객관적으로 보면 둘 다 맞다. 자기가 어떤 유형의 여행자이냐에 따라 평가가 갈리는 것이다. 내게 공곶이 평점을 주라면 5점을 주고 싶다. 이유는 가는 길은 숲으로, 돌아오는 길은 해변가로 올 수 있어서 걷는 재미가 있다. (내가 다이어트 중인 것도 좋은 이유 중 하나)

태국에 온 기분임

부부가 일구었다는 수선화 밭은 매우 인상적이다. 외도를 안 가도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공곶이의 조경이 아름답고 훌륭하다. 층층이 계단식으로 된 밭에 씨앗을 순수 다 심었다고 생각하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사실 나도 한번 시작한 일은 얇지만 묵직하게... 될 때까지 끝까지 하는 타입이라, 거제가 왠지 나랑 잘 맞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거제 어디 구석탱이에서 나는 뭘 만들어 보면 좋으려나. 거제가 조선소로 유명하니 어디 산 꼭대기에 노아의 방주라도 지어볼까 보다. (거제9경 탄생)

돌아오는 길은 바닷가로...

나이 들어서 이런 장면 보면 눈물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