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11. 07:00ㆍ태국여행 싸와디캅/꼬창 여행
내가 최애 하는 노래인 쿨(COOL)의 One Summer Drive에는 나를 떨리게 하는 다음과 같은 가사가 있다.
떠나가 어디든
지도엔 없는 길을 따라
요즘 같은 시대에 지도에 없는 길이 있을까 싶지만, 동남아만 해도 아직 지도에 없는 길이 은근히 많다. 노래 속 주인공처럼 남이 가보지 못한 길을 찾을까 싶어 길을 나섰다.
오늘의 목적지는 꼬창의 동해안 라인을 따라 시간되는대로 달려보는 거다. 동쪽은 알려진 명소가 많이 없다. 꼬창은 서쪽의 해변들이 좋은 편이라 주요 리조트가 다 서쪽에 있기 때문이다.
장시간 오토바이를 탈 예정이라 풀세트를 장착했다. 베트남에서 사 온 너덜너덜한 장갑과 긴바지, 긴팔, 선글라스까지 햇볕에 타지 않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한다.
30여분을 달렸을까. 메인 도로에서 옆으로 빠지는 의심스러운(?) 길이 하나 보인다. 네가 바로 지도엔 없는 길이구나, 당첨이다 요놈아. 베트남 종단을 하며 얻은게 있다면 숨은 명소를 발견하는 촉이다.
깔끔한 간판이 있어서 보니 로컬 피싱(local fishing)이라고 적혀 있다. 현지인들이 물고기를 낚거나 양식하는 지역이다. 일하는데 방해가 될까 싶어 미소를 장착한 후 조심스레 들어가 본다.
페루의 마추픽추, 아이슬란드의 오로라, 짐바브웨의 빅토리아 폭포 등 눈으로 봐도 믿기지 않는 장소들이 많다. 하지만 신비한 풍경을 보기 위해 꼭 멀리 가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꼬창에 있으니까.
야자수 사이로 난 길로 들어가니 피싱 지역답게 고기잡이 배가 보인다. 태국 어부들도 2-3명 보이는데 나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이다. 여기서 안쪽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니 비로소 저 세상 비주얼이 눈 앞에 펼쳐진다.
아무도 없는 허허벌판 대자연 속에서 1시간을 넘게 신나게 놀았다. 다른 곳도 가야하니 어쩔 수 없이 나왔지만 몇 시간이고 파도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앉아있고 싶은 곳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 하나, 여기는 구글 지도에는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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