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군의 아래쪽에는 '원지'라는 지역이 있다. 진주랑 가까워서 산청읍내 보다도 활기찬 느낌의 동네다. 원지는 타짜의 실제 주인공 장병윤 씨의 오리고기집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내 스타일상 유명인이 운영하는 식당을 굳이 찾아가지 않는 편이다. 오리고기집을 지나쳐 차를 몰고 가는데 타짜 장병윤의 베트남 커피전문점, 빈텐이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또 장병윤이라니? 이 동네는 이 분이 꽉 잡고 있는건가? (사실 산청은 장병윤 씨의 고향이다)
산청에 있는 베트남 커피숍이라... 이번엔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호기심에 가게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내/외부 벽면은 콩카페를 연상시키는 무거운 녹색 톤이, 실내는 베트남 사람이 좋아하는 빨간색 장식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베트남 여행 때 1일 1카페 하며 나름 내공이 쌓인 상태인데, 빈텐도 제법 현지 분위기를 잘 흉내 내고 있었다. 심지어 주문받는 사람도 베트남 분이셔서 더 좋았고. (베트남어로 대화해보고 싶었지만 직원분이 한국어를 너무 잘함)
바깥 간판엔 베트남 사향다람쥐 커피 전문이라고 쓰여 있는데, 다람쥐의 경우 실제 배설물을 이용하진 않는다. 아마도 베트남에서 유명한 콘삭 커피(다람쥐 로고가 그려진 바로 그 커피)를 쓰지않나 싶다.
아무튼, 사향에는 원래 관심이 없기 때문에 코코넛 커피로 하나 주문했다. 우리나라에도 최근 콩카페 체인이 많이 들어와서 코코넛 커피를 접하기 쉬워졌지만, 콩카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코시국에 가기엔 좀 불안하다.
산청에서는 거리두기를 하면서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는 게 가능했다. 원지가 사람이 꽤 있는 동네라 저녁엔 카페가 좀 붐비기도 하지만, 오전엔 사람이 거의 없는 편이다.
커피를 기다리는 중 벽면을 보니 장병윤 타짜와 박항서 감독이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다. 카페 내에서 찍은 걸로 봐서 항서형이 일부러 찾아온 것 같은데, 알고보니 두 사람이 형님 동생 하는 가까운 사이라고 한다.
나도 항서형이 앉은 자리에 똑같이 앉아 코코넛 커피를 마셔봤다.(왠지 그의 체취가 느껴지는 듯) 커피는 달달하면서도 코코넛 특유의 묵직함이 살아있는 맛이었다. 커피 맛이 과연 좋을지 잠깐 의심했지만 이 정도면 베트남 현지에서 먹는 맛과 거의 비슷했다.
가격은 우리나라 콩카페보다 살짝 비싼 정도이고, 커피 맛과 분위기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차단돼서 답답했는데 이렇게라도 베트남에 대한 향수를 달랠 수 있어 좋았다. 길 가다 우연히 발견한 카페 빈텐...! 현지의 코코넛 커피를 그리워하는 사람에게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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