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거기서 왜 나와? 박항서 옹이 다녀간 산청의 베트남 카페 '빈텐'

2020. 10. 16. 07:00한국여행 방가/국내 맛집&카페

@산청카페, 빈텐

경남 산청군의 아래쪽에는 '원지'라는 지역이 있다. 진주랑 가까워서 산청읍내 보다도 활기찬 느낌의 동네다. 원지는 타짜의 실제 주인공 장병윤 씨의 오리고기집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내 스타일상 유명인이 운영하는 식당을 굳이 찾아가지 않는 편이다. 오리고기집을 지나쳐 차를 몰고 가는데 타짜 장병윤의 베트남 커피전문점, 빈텐이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또 장병윤이라니? 이 동네는 이 분이 꽉 잡고 있는건가? (사실 산청은 장병윤 씨의 고향이다)

약간은 투박하지만, 그래서 베트남스럽다.

산청에 있는 베트남 커피숍이라... 이번엔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호기심에 가게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내/외부 벽면은 콩카페를 연상시키는 무거운 녹색 톤이, 실내는 베트남 사람이 좋아하는 빨간색 장식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베트남 여행 때 1일 1카페 하며 나름 내공이 쌓인 상태인데, 빈텐도 제법 현지 분위기를 잘 흉내 내고 있었다. 심지어 주문받는 사람도 베트남 분이셔서 더 좋았고. (베트남어로 대화해보고 싶었지만 직원분이 한국어를 너무 잘함)

바깥 간판엔 베트남 사향다람쥐 커피 전문이라고 쓰여 있는데, 다람쥐의 경우 실제 배설물을 이용하진 않는다. 아마도 베트남에서 유명한 콘삭 커피(다람쥐 로고가 그려진 바로 그 커피)를 쓰지않나 싶다.

아무튼, 사향에는 원래 관심이 없기 때문에 코코넛 커피로 하나 주문했다. 우리나라에도 최근 콩카페 체인이 많이 들어와서 코코넛 커피를 접하기 쉬워졌지만, 콩카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코시국에 가기엔 좀 불안하다.

커피콩빵은 서비스. 이게 산청 인심 아니라예?

산청에서는 거리두기를 하면서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는 게 가능했다. 원지가 사람이 꽤 있는 동네라 저녁엔 카페가 좀 붐비기도 하지만, 오전엔 사람이 거의 없는 편이다.

커피를 기다리는 중 벽면을 보니 장병윤 타짜와 박항서 감독이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다. 카페 내에서 찍은 걸로 봐서 항서형이 일부러 찾아온 것 같은데, 알고보니 두 사람이 형님 동생 하는 가까운 사이라고 한다.

항서형... 형이 거기서 왜 나와...

나도 항서형이 앉은 자리에 똑같이 앉아 코코넛 커피를 마셔봤다.(왠지 그의 체취가 느껴지는 듯) 커피는 달달하면서도 코코넛 특유의 묵직함이 살아있는 맛이었다. 커피 맛이 과연 좋을지 잠깐 의심했지만 이 정도면 베트남 현지에서 먹는 맛과 거의 비슷했다.

가격은 우리나라 콩카페보다 살짝 비싼 정도이고, 커피 맛과 분위기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차단돼서 답답했는데 이렇게라도 베트남에 대한 향수를 달랠 수 있어 좋았다. 길 가다 우연히 발견한 카페 빈텐...! 현지의 코코넛 커피를 그리워하는 사람에게 강추한다.

항서형이 앉은 그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