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팸투어를 신청하면서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이 금강송 에코리움이다. 여행할 때 숙소를 중요시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투어 일정이 빡빡할 때는 좋은 숙소에서 자고 싶은 욕심이 있다. 인터넷에서 에코리움 사진 몇 장을 보고는 바로 가봐야겠다는 결정을 했다.
울진으로 가는 버스에서도 마음은 내내 금강송 에코리움에 있었다.(-_-) 평소에도 참 힐링 좋아하고 편안하게 사는데 이와중에 또 힐링하러 가다니. 나란 사람도 어떨 때는 징하다는 생각이 든다.
금강송 에코리움은 경북의 3대문화권 조성사업에 의해 지어졌다. 도시별로 특색 있는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지역에 맞는 사업을 하고 있고, 울진에는 금강송 숲이 있는 지역에 큰 규모로 에코리움이 생겼다. 2019년에 개관했으니 완전 신상 숙소이다.
리:버스(Re:Birth) 스테이 프로그램
에코리움은 다른 일반 숙소와는 컨셉이 다르다. 이곳에서 쉬는 것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는, 그야말로 힐링을 위한 장소이다. 1박을 하게 되면 리:버스(Re:Birth) 스테이 프로그램이라고, 이곳에서 만든 일정표대로 생활을 하게 된다. 짜인 시간대로 지낸다고 해서 지루하거나 부담스럽다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해보니 그런 생각이 1도 들지 않았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테라피와 요가가 있다. 테라피는 참여 인원에 따라, 비누를 만들거나 우드 카빙, 차훈 명상 등 세부내용이 달라진다고 한다. 나는 투어 일정상 시간이 안 맞아서 테라피는 못하고 바로 요가 수업에 들어갔다.
요가는 그동안 유튜브에서 깨작깨작 10-20분 흉내낸 것이 전부였다. 에코리움에서는 1시간 30분 동안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대부분 나 같은 초보자가 많아 강사님께서도 쉬운(?) 아사나 동작을 많이 하신다.
진득하게 1시간 이상 요가를 한 게 태어나서 처음이라 할 때는 진짜 힘들었지만 하고나니 몸이 완전 가벼워짐을 느꼈다. 요가 때문이라도 이곳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프로그램이 좋았다. 강사님의 동작 설명은 초보자인 나도 따라 할 만큼 이해하기 쉬웠고, 중간중간 직접 내 동작을 수정해 주기도 하셨다.
식사
에코리움에 체크인하면(여기서는 입소라 한다) 이곳에서 모든 생활을 하게 된다. 1박을 하면 저녁식사와 다음날 아침식사가 포함돼 있어서 굳이 어딜 나갈 필요가 없다. 그냥 수련한다는 생각으로 여기서 제공해주는 것들을 잘 즐기는게 좋다.
저녁은 2인 1조로 삼계탕을 먹었고 아침은 미역국+반찬이 나왔다. 둘 다 건강식 느낌이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와서 두끼 연속 남이 차려준 건강한 밥상을 먹으니 진짜 리버스(Re:Birth), 다시 태어난 느낌이 들었다.
부대시설 이용
에코리움에서 저녁식사를 마치면 자유롭게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와이파이는 로비에서만 사용이 가능해서, 팸투어로 같이 오신 어떤 분은 로비에서 노트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바로 힐링 스팟으로 이동...
숙박객이면 누구나 스파와 찜질방을 이용할 수 있다. 코로나 때문에 여럿이서 이용하기에는 위험부담이 있는데, 나는 운좋게 두 시설 다 사람 없는 타이밍에 가서 혼자 썼다. 저녁 먹고 스파 한번, 다음날은 아침 먹기 전 일찍 일어나 찜질방 한번 이용하니 없던 면역력이 급상승하는 느낌이었다.
금강송 트레킹 코스
금강송 에코리움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금강송 숲길 트레킹을 했다. 에코리움 프로그램에 포함된 것은 아니고, 비포장 도로를 따라 20분 정도를 달리면 트레킹 길이 나온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사전예약을 꼭 해야 한다.
입구에 도착하니 발열체크와 손소독, 명부 작성을 하게 했다. 사실 이 정도 자연환경이면, -이곳은 국가에서 특별 관리하는 청정지역이다- 그렇게까지 절차를 두지 않아도 되지만 철저하게 해서 나쁠 건 없는 것 같다.
금강송은 소나무의 여러 종 중에서 단연 으뜸이라고 한다. 줄기가 곧고 붉은빛을 띄는게 특징이다. 숲길에는 520년 된 미인송이 있을 만큼 보존과 관리가 잘 되고 있었다.
트레킹을 하면서 걷는 내내 찐미소가 나왔다. 어제는 에코리움에서 1박을 하고, 오늘은 3시간 동안 소나무 가득한 숲길을 걸으니 이것만큼 좋은 게 또 있나 싶었다. 일행 중 어떤 분은 숲 해설사분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매일 한번 이렇게 트레킹을 하면 코로나가 침투할 영역이 없겠다며...(진짜 그럴 것 같다)
아침에도 에코리움 안에 있는 짧은 산책로를 걷다 왔는데 확실히 또 제대로된 금강송 숲길을 걸으니 느껴지는 공기가 달랐다. 피톤치드가 날 미친 듯이 융단폭격하는 것 같은, 에코리움 숙박이랑 연계해서 금강송 숲길 트레킹은 꼭 해야 할 필수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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