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차로 20분을 달려
무트라 지역으로 갔다.
좁은 길, 오래된 건물, 분위기 있는 항구...
판타지 소설에 들어온 듯한 이 느낌은 멍미.
흑맥주 한잔 마셔야 할 것 같은 분위기인데?
(오만에는 술집이 없다고 한다)
무트라는 무스카트의 올드시티에 해당하는 지역이고,
여행자라면 꼭 들러야 하는 곳이다.
항구는 아름답고 도시 곳곳에 볼거리가 많으며,
무스카트의 역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으니까.
나와 아내는 이슬람 전통의상을 사고 싶었다.
무트라에는 관광객이 많이 가는 재래시장이 있었고,
여기서 옷을 사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지나고 나서 보니 꼭 여기서 살 이유는 없었다만...)
지금껏 해외여행을 하면서
그 나라 옷을 구매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땡기더라.
신혼여행이라는 특별함 때문인지,
오만에 다시 올 수 없을 것 같은 느낌 때문인지.
아무튼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전통의상 입고 여행하기를 시도했다.
무트라 수크에서 이슬람 전통의상 구입하기
해외에서 재래시장을 간다는 것은
눈 뜨고 코 베일 각오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장사하는 사람의 내공을
어디 뜨내기 여행자가 감당할 수 있을까.
특히 서양 애들처럼 영어가 자유롭거나,
중국인의 파이터 기질을 갖고 있지 않다면
그들과의 전면전은 포기하는 것이 낫다.
그래서 평소엔 시장을 아예 기웃거리질 않지만...
이번엔 눈탱이 맞더라도 전통의상을 사고 싶었다.
쉽게 올 수 없는 곳...
아름다운 자연...
환상적인 도시 분위기...
.
그리고 오마니 옷을 입고 사진 찍기!
비싸게 사더라도
그만큼 더 많은 추억을 남기리라.
이것이 나만의 행복 회로이다.
-행복은 가까이에-
무트라 수크의 가격 정책은 반정찰 제이다.
세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가격이 붙어있음.
부르는 게 값임.
정찰제지만 깎아주기도 함.
셋 중에 어떤 가격으로 사든
눈탱이는 맞는다고 보면 된다.
나 같은 경우엔 덜 눈탱이맞고 싶다는 마인드로 임하는 편이다.
상점 몇 군데를 돌아다니다 보면
비슷한 물건이 눈에 들어오고
가격 역시 거의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인 대부분은
서아시아(인도/파키스탄)에서 오신 분으로
장사 내공이 상당하다.
호객 행위를 너무 많이 하는 가게는 제쳐두고,
무심한 척 눈 마주치면 웃어주는 가게로 들어갔다.
내가 입고 싶은 옷,
아내가 입고 싶은 옷,
이것저것 입어봤는데
상점 아저씨가 나름 친절하게 옷 입는 걸 도와주셨다.
아내는 마음에 든 게 없었는지
구매 포기를 선언했고,
나는 흰색 칸두라(이슬람 옷)와
녹색 모자 하나를 샀다.
오만에서 전통의상을 구매하면 벌어지는 일(1)
처음엔 불편할 줄 알았던 이슬람 의상이
입을수록 편하게 느껴졌다.
올 화이트 색상은
더운 오만의 날씨에도
시원함을 선사해 주었고,
각 잡힌 전통모자는
내 키를 5cm 더 커 보이게 만들어 주었다.
원래는 전통복장을 입고
인생샷을 여러 장 건지겠다는 목적이었는데,
어느덧 칸두라는 이번 여행에서
내 일상복이 되었다.
신혼여행을 단벌로 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니.
오만에서 전통의상을 구매하면 벌어지는 일(2)
이슬람 복장을 하고 여행하는 것의 장점은
단순히 옷이 주는 편안함이 전부는 아니었다.
외부인이 오만 문화를 존중해 주는 게 좋았던 것일까.
우리가 여행하는 내내
오마니들은 친절한 인사와 호감을 표시해 주었다.
지나가는 차 안에서도
손을 흔들며 웃어주는 웃어주던 모습이
지금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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