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신혼 여행(8) : 오만에서 인싸되기 도전 | 무스카트 오페라 하우스 Royal Opera House Muscat

2020. 1. 15. 07:00세계여행 헬로우/오만 신혼여행기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는 오페라 하우스가 있다. 오페라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유럽의 음악 쇼' 정도면 맞으려나. 서방 문화와 중동은 왠지 어울리지 않아서 오페라 하우스가 있다는 게 신기했다.

이러다 스벅까지 있겠어? (오만에는 스벅이 많다고 한다...)

이 나라가 외부 문화를 받아들인건 지도자의 성장 배경과 관련이 깊다. 현재 오만의 군주인 술탄 카부스가 영국에서 유학 생활을 한 경험 때문이다.(평소 서양 음악을 즐겨 들었다고...) 오페라하우스를 지을 때는 건축과 무대 기술을 영국에서 가져왔다고 하니, 오만의 개방 정도를 대략 짐작해 볼 만하다.

역사/배경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고... (더 하며 설민석 선생님 될 듯) 이제 인싸에 도전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오만에서 첫 인생샷 성지로 지정한 무스카트 오페라 하우스로 고고~!

어맛, 당장이라도 눈이 멀 것만 같아 [무스카트 오페라 하우스]


오만에서 인생샷 찍기

본인이 원빈이 아닌 이상 맨 몸으로 인생샷을 찍으러 갈 수 없었다. 사진 찍을걸 염두에 두고 한국에서부터 바리바리 정장을 준비했다. 내 여행 캐리어에도 정장이 들어가는 날이 오는구나...

여행 좀 한다는 사람에게서 정장 에피소드는 일종의 레토릭이다. 20대 열정으로 해외여행 중 알바를 뛴 후 그 돈으로 보스 정장을 샀다는 식이다. 나는 그 정도의 파이팅은 없어서... 장인어른이 사주신 결혼식용 수트를 챙겨 왔다.

아무튼 그렇게 의상은 준비됐고. 막상 오페라 하우스에 오니 막연한 느낌이 들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인생샷도 찍어본 사람이 찍는 건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되는 거지...?

구도를 모르는 것도 문제였지만 날씨가 더 문제였다. 점심 먹고 왔더니 해가 중천에 떠 있었던 것이다. 이게 중동의 태양이구만... 지금이 겨울 시즌이라는데 중동의 더위는 달랐다.

섭씨 33도... 응, 이거 겨울 맞지?

이럴 줄 알았으면 인스타그램에서 미리 사진 예습이나 좀 하고 올 걸 그랬다. 딱딱 미리 생각한 장소에 가서 찍고 이동한다면 빨리 끝낼 수 있었을 텐데. 걍 무식하게 실전 박치기형으로 사진 촬영에 들어갔다.

1시간 넘게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수트 안은 이미 땀범벅 상태. 인스타는 하는 게 아니고 보는 것인가...? 남이 찍은 거 볼 땐 편했는데 하려니 만만치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이제 와서 보니 블로그에 올릴만한 사진이 별로 없다는 것... (또르륵... ㅠㅠ)

작렬하는 태양! 현장은 힘들지만 남겨진 사진은 아름답다 [무스카트 오페라 하우스]
그래도 한장 건졌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