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신혼 여행(6) : 오만의 첫 인상 * 해외에서 첫 렌트카

2019. 12. 27. 07:30세계여행 헬로우/오만 신혼여행기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 도착했다. 기내식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왔다. 첫 중동국가라 그런 걸까, 이슬람 국가라 그런 걸까.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와는 다르게 조금 긴장이 됐다. (미디어에 의해 세뇌된 영향?!)

긴장이 풀어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어떻게 공항이 이렇게 고급스러울 수가 있지? 5성급 호텔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무스카트 공항은 예쁘고 화려하면서 정돈되어 있었다.

잘 꾸며진 공항 내부를 보니 컨디션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집을 떠나온 지 24시간도 훌쩍 지난 시점, 머리는 떡졌지만 정신은 맑았다. 슬금슬금 카메라를 꺼내 셀카놀이를 시작했다. 우리를 본 오만 사람은 재밌다는 듯 '원따봉'을 날려주며 지나갔다.

오만은 조명을 참 잘 쓰는 것 같아.
아담한데 화려해.

오만 무비자 입국하기

이미그레이션 앞으로 가니 줄이 두 갈래로 나뉘어 있었다. 한쪽은 걸프 국가 사람들이 무비자로 통과하는 곳, 나머지 한쪽은 그 외 사람들이 비자를 보여주며 통과하는 곳이다.

우린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지만 걸프국이 아니니 나머지 사람들과 줄을 함께 서야 했다. 중동 국가를 제외하면 한국과 브루나이만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다고 하는데, 진짜인지 아닌지 걱정되긴 했다. (부딪혀보면 알겠지)

그러나 걱정과는 달리 허무할 정도로 입국 수속이 빨리 끝났다. 대게 한두 가지 질문은 하기 마련인데 나한테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직원이 이순재 선생님??) 일단 오만에 대한 첫 인상은 기분 좋음으로 시작한다.

방콕에서 부터 함께 온 동지들.

오만 렌트카 이용하기

해외에서 첫 렌터카 이용에 도전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오토바이 정도만 빌려도 충분했는데 오만은 자동차가 필수이다. 대중교통이라고 해봐야 버스와 택시뿐이고, 그마저도 오만을 여행하는 동안 거의 보지 못했다.

오만에서 자동차를 타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오만은 산유국이어서 기름값이 우리나라의 1/3 수준이다. (리터당 500원. 혜자 같은 가격ㅠㅠ) 한국에서 서울-부산을 기름 9만 원 넣고 간다 치면, 오만에서는 같은 거리를 3만 원으로 해결 가능하다.

무스카트 공항 1층에 예약한 렌트카 업체로 가서 예약 이메일과 운전면허증을 보여줬다. 면허증은 우리나라에서 올해부터 발급하기 시작한 '영문 운전면허증'을 이용했다. 한국에 있는 오만 대사관에서는 영문 운전면허증이 생긴 지 얼마 안돼 오만 경찰이 모를 수도 있다고 했는데,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주차장으로 안내를 받아 이동하니 직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날렵하게 보이는 무슬림 복장을 한 직원이었다. 남자 오마니(오만 사람)들은 키가 크고 수염이 멋지며 잘생겼다. 심지어 배도 안 나오다니, 젠장.

차에 흠집난 곳을 확인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운전석에 앉았다. 집 떠나온 지 30시간만에 드디어 호텔로 가는구나. 공항 밖을 나오니 진짜 오만의 모습이 보였다. 시원한 도로, 빠르게 달리는 차들. 전체적인 느낌은 한국과 비슷했다.

밤이고 초행길이라 운전 집중 모드에 들어갔다. 처음 오는 해외여행지에서는 무엇보다 까불지 않는 게 중요하다. 옆 조수석이 시끄러워 돌아봤더니 아내 Y양이 브이로그를 찍고 있었다. 유튜브에 올리지도 않는 브이로그는 왜 계속 찍는 걸까?무스카트의 선선한 공기에 기분이 좋아졌나보다.

공항 1층에 오면 해야 할 일. 환전을 하고 유심을 산 후...
주차장에 가서 준비된 차를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