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의 눈치게임, 야근과 야근사이

2016. 1. 20. 07:30칼퇴의품격 일상/칼퇴 생각

"하나"
"둘"
"(동시에) 셋!!"
"딱 걸렸어. 마셔 마셔~"

대학 다닐 때 술 게임으로 '눈치게임'을 자주 했다. 누군가 먼저 걸려주길 바라면서 눈동자를 요리조리 돌리곤 했던 스릴 넘치는 게임. 이 게임을 해 보면 사람의 성향을 알 수 있는데 답답함을 못 참고 혼자 빠르게 치고 나가려다 걸리는 사람, 끝까지 숫자를 외치지 않고 묵직하게 기다리는 사람 등 특징도 각양각색이다.

눈치게임
친구들과 하던 눈치게임은 재밌었다. 걸리면 술 한잔 마시면 되니까. (출처='무한도전')

대학교 술집에서만 '눈치게임'을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삶의 터전, 회사에서도 '눈치게임'은 이어진다. 어릴 때는 '재미'로 했던 것을 10년이 흘러 우리는 '대리', '과장'이 되었고 '재미'가 아닌 '인생'을 걸고 이 게임에 다시 한번 동참하게 된다.

New 눈치게임 - 직장인 버전 -

드라마에는 퇴근시간 '땡' 치자마자 누가 먼저 '칼퇴'할 것인지 팀장 눈치를 보는 팀원들이 나온다. 드라마 작가가 우리나라 현실을 너무 오르는 것이 아닌가 싶다. 현실은 한발 더 들어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직장에는 '칼퇴'란 없다. '야근을 몇 시'까지 하느냐가 제대로된 관전 포인트 되시겠다.

"야근을 멈추고 누가 먼저 퇴근할 것인가?"

이 게임의 진짜 프레임이다. 이것이 무서운 이유는 그 끝을 알 수 없다는 데 있다.(다른 사람이 먼저 퇴근해야 게임이 끝이 난다.) 업무시간 동안 어떤 성과를 냈는지? 얼마나 노력했는지? 이런건 전혀 중요하지 않다. 누가 1번으로 퇴근했느냐, 누가 '끝까지' 회사에 남았느냐, 바로 눈치게임의 '결과'만이 구성원들의 머리속에 남을 뿐이다.

부탁인데 나는 업무 시간에 내 일을 열심히 다 했어.라는 생각으로 '퇴근!'을 먼저 외치지 말자. 그 즉시 당신은 열정없고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으로 찍힐 뿐이다. 이미 8시간 근무로 심신이 지친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 조금만 참기로 하자. 옆 사람이 '퇴근!'을 외칠 때 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