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여행, 따라만 해도 좋은 꽉찬 당일치기

2018. 6. 30. 12:54한국여행 방가/국내 여행

음성은 충북 북서부에 있는 군이예요. 경기도하고 가까워서인지 인구가 10만이 넘는(외국인 포함) 대형 시골 마을이랍니다ㅎㅎ 인구 10만 넘는 군 지역이 전국에 많지는 않죠~ 제 기억에는 경기도 양평 정도가 있을 것 같고... 수도권하고 가까운 음성도 여기에 포함돼요.

좀 특이한 건, 보통은 군청이 있는 읍내가 가장 번화하기 마련인데요. 음성은 군청 소재의 음성읍보다 금왕읍이 규모가 더 커요. 위치상 경기도 이천하고 가까워서 그런 것 같은데, 금왕에만 2만명이 넘는 분들이 있어서 거의 내포신도시급의 모습을 볼 수 있답니다 +_+ 두 읍내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여행이 될 수 있어요~

음성여행-1
▲ 살기좋은 복지음성
음성여행-2
▲ 아담한 크기의 음성군청
음성여행-3
▲ 음성 읍내. 조용하고 한가로운 모습이다.

음성 당일치기 여행 시작! 감곡매괴성당

저는 볼거리가 있으면서도 조용한 곳을 선호하는 편인데요. 그래서 선택한 곳이 감곡매괴성당미타사예요. 가톨릭과 불교를 넘나드는 종교 투어라고 해야하나 ㅎㅎㅎ 예쁜 건축물을 보면서 동시에 자연속에서 힐링을 하는 1+1 투어입니다ㅋㅋㅋ

둘 중에 서울하고 가까운 곳이 감곡매괴성당이어서 이곳을 먼저 가봤어요. 여기는 동서울터미널에서 1336 버스를 타고 갈 수 있어서 뚜벅이에게도 추천하는 여행지입니다 ^^;; 감곡 종점에 내려서 다리 하나 건너면 성당을 볼 수 있어요!

이곳은 성당 순례지 중 하나여서 가톨릭 신자분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예요. 제가 간 날에도 주차장에 대형버스들이 줄을 서 있었는데, 다른 성당에서 단체로 오셨더라구요. 다들 알록달록한 예쁜 옷을 입으시고 성모마리아상 앞에서 '마리아~~~'를 외치시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군요ㅋㅋ

감곡매괴성당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본당 설립이 1896년이랍니다) 초대 신부님은 '임가밀로'라는 프랑스 신부님으로 성당 내에 동상이 있어요. 프랑스는 비행편이 많은 지금도 여행가기 쉽지않은 나라인데, 1900년 당시에 프랑스에서 한국까지 어떻게 오셨을지는... 정말 상상이 안가는군요 (상상력의 한계) +_+;;

음성여행-4
▲ 벽화 - 감곡매괴성당 가는길
음성여행-5
▲ 매괴 성모 순례지 성당. 설립연원일 1896년 10월 7일이라 적혀있다.
음성여행-6
▲ 성당 설립자이신 임가밀로 프랑스 신부님 동상
음성여행-7
▲ 명동성당과 닮아있다.
음성여행-8
▲ 성당의 포토존인 돌계단 밑에서 올려다 본 모습
음성여행-9
▲ 매괴박물관. 중부지방 최초의 석조건물이라고 한다.
음성여행-10
▲ 돌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묵직함이 느껴진다.
음성여행-11
▲ 성모마리아상. 감곡매괴성당을 방문한 사람들의 인증샷 필수 장소이다.
음성여행-12
▲ 소망을 빌고 있는 방문객
음성여행-13
▲ 방문 인증 스탬프

크기에 압도되는 지장보살, 미타사

감곡성당을 나와서 갑자기 '절'로 들어가 봅니다 ㅋㅋㅋ 동양 최대 크기의 지장보살이 있다는 미타사인데요. 사찰 자체는 굉장히 작은 곳이지만 이 지장보살 때문인지 본래 크기보다 훨씬 느껴지는 곳이기도 해요.

지장보살의 높이는 41m 라고 알려져 있고, 이 높이로 만든 이유에는 '척' 단위로 했을 때 108척이기 때문이예요. 108 참회를 통해 사람들이 성불하기를, 다시 말해 모든 사람이 해탈하여 부처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해요.

내비에 음성 미타사를 찍고 가다보면 지장보살이 있는 납골공원을 먼저 만나게 되는데요. 지장보살을 보려면 납골공원을 먼저 들러야 하고, 공원을 지나치면 미타사 주차장이 나오게 됩니다. 주차장 가는 산길이 정말 예쁘기 때문에 카메라는 필수!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해탈할 것 같은 느낌이 들거예요 ^^;;

사찰의 크기는 아담하고 작아서 조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사람이 복작복작한 곳이 싫다! 하는 분께 강추. 저도 너무 좋았습니다. 무심하게 앉아서 멍때리고 있으면 자연이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답니다. 바람소리, 새소리, 벌레소리... 원 없이 듣고 올 수 있는 곳이예요.

음성여행-14
▲ 음성의 작은 사찰, 미타사
음성여행-15
▲ 장독대만 보면 사진기에 손이 간다.
음성여행-16
▲ 우리나라에서 아주 유명한 사찰은 아니지만 쉬어가기에 좋은 곳이다.
음성여행-17
▲ 가운데에 있는 삼층석탑
음성여행-18
▲ 대웅전 모습
음성여행-19
▲ 더운 여름에 상큼한 꽃이 피었다.
음성여행-20
▲ 납골공원의 지장보살.
음성여행-21
▲ 너무 커서 무섭기도 했다 -_-

음성의 남자, 반기문 총장님을 만나러~

음성하면 떠오르는 유명인, 1순위는 단연 반기문 총장님일텐데요. 명실상부 음성의 남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음성 여행을 하면서 반기문 생가를 안 가볼 수가 없죠! (위치는 음성군청에서 남쪽으로 10분만 차로 내려오면 되요!)

반기문생가가 있는 곳은 주변에 산이 감싸고 있어서 공기가 맑고 깨끗해요. 뭔가 알 수 없는 비범한 느낌이 드는데요. 여기서 공부했으면 괜히 공부 잘했겠다 싶은 근거없는 상상을 해봅니다. 지금은 생가 관련한 여러 사업들이 진행되면서 주변에 볼 것들이 많이 생긴 상태예요.

반기문생가 바로 옆에는 반기문기념관이 있습니다. 작지만 깨끗하게 잘 관리되어 있어요.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이 오후 6시까지니까 참고하시고~ 기념관에는 잘 몰랐던 반총장님의 어린시절과 UN사무총장으로써의 업적들이 있어서 흥미롭게 보고 나왔습니다.

음성여행-22
▲ 반기문 생가 앞에 있는 연못
음성여행-23
▲ 정비작업중인 반기문 생가
음성여행-24
▲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맛있는 음성여행 반기문이 선택한 그 식당! 초향기칼국수

반기문 생가에서 나와 서울로 올라가기 전 초향기칼국수 식당에 들렀어요. 음성 맛집으로 이미 유명한 곳~ 된장 베이스의 올갱이 칼국수 집인데요. 그냥 서울가서 저녁 먹을까 하다가 언제 이런거 먹어보겠냐는 마음에 들르게 되었어요.

그런데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어디서 많이 본 분이 액자에 있더라구요. 반기문 총장님과 식당 사장님이 함께 인증샷을 뙇..! 생가 구경하고 나와서 또 마주하게 되니 괜히 더 반가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누가 보면 아는 사람인줄..)

기본칼국수 1인분의 가격은 5천원!!! (요즘도 이런 가격이 있군요~) 간단히 비벼먹을 수 있는 밥에 칼국수 양도 혜자스럽게 나옵니다. 국물 속에 올갱이들이 숨어있는데 톡톡 터지는 식감을 오랜만에 느껴봤어요. 먹고 집으로 돌아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ㅋㅋ 음성에서는 아주 유명한 식당이고 반기문생가와 가까우니 동선이 맞다면 꼭 가보시길 바래요.

음성여행-25
▲ 음성 맛집 초향기칼국수
음성여행-26
▲ 착한가격 인정
음성여행-27
▲ 반기문 총장님이 인정한 맛집이다.
음성여행-28
▲ 올갱이칼국수를 주문하면 밥이 같이 나온다.
음성여행-29
▲ 야채, 올갱이, 칼국수 듬뿍
음성여행-30
▲ 밤에 보면 안됨
음성여행-31
▲ 빨간색이지만 맵기 보다는 구수한 맛이 난다.

끝모를 깊이의 청국장을 원한다면 음성 외할머니집

음성에서 칼국수만 먹고 왔다면 뭔가 아쉽죠! 점심으로 갔던 식당도 있는데요. 음성 외할머니집입니다. 청국장, 순두부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예요. 위치는 감곡매괴성당하고 가깝습니다. 성당에서 Holy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린 후 마음속 깊숙히 침투하는 청국장 맛보기! 점심 여행코스로 추천해요.

이 식당 입구에 보면 SINCE 1998 이라고 적힌 큰돌이 있어요. 20여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곳~~~ 서울은 이제 이런 곳이 잘 없죠. 지방에 와야만 만날 수 있습니다ㅠㅠ 지방으로 여행 다니면 먹는게 남는거예유~~

청국장, 순두부 가격은 모두 7천원, 괜히 아쉬우니 빈대떡도 하나 주문했어요. 이렇게 오래되고 유명한 식당오면 주문 조절을 잘 못해서 항상 많이 먹게 되는듯;; 주문한 메인메뉴들하고 반찬들은 모두 깔끔하고 맛있었답니다~~!

음성여행-32
▲ 음성 맛집 외할머니집
음성여행-33
▲ 리즈시절의 가수 김정민 사진이 이 집의 역사가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말해준다 ^^;
음성여행-34
▲ 찜질방 아님
음성여행-35
▲ 한 입 먹으면 건강해지는 맛. 특히 흰순두부는 정말 그렇다! +_+
음성여행-36
▲ 막걸리 술술 들어가는 빈대떡인데.. 차가 있어서 막걸리는 패스 ㅜㅜ
음성여행-37
▲ 배터지게 먹었다;

음성에 이런 마카롱집이 있다니, 디저트바이한나

여행도 계속 돌아다니다보면 힘이 들죠! 음성에 괜찮은 카페가 있을까 찾아봤는데 좀 특이한 이름의 카페가 있었어요. '디저트바이한나'. 첨엔 읽기도 좀 힘들었던 이름 ㅋㅋ 한나님이 하시는 디저트 가게인가 봅니다.

디저트 종류에는 케익과 마카롱이 있구요~ 저는 마카롱을 강추합니다! 처음 먹어본 마카롱이 홍콩에서 먹은거였는데 설탕 덩어리란 느낌이 좀 강했거든요. 여기 마카롱은 다르더라구요. 쫀득쫀득한 식감에 아주 적절히 단 맛이 있어요.

마카롱 특성상 달긴 달아야 하는데 그게 정도를 벗어나지 않더라구요. 사장님이 직접 다 만든거라고 하는데 실력이 좋으신 거 같아요. 사장님 손맛 리스펙 드립니당^^; 씁쓸한 아메리카노하고 궁합이 너무 잘 맞는 마카롱이었어요.

음성여행-38
▲ 음성에 이런 카페 실화냐?
음성여행-39
▲ 갬성터지는 카페
음성여행-40
▲ 넘 예쁜 소품들
음성여행-41
▲ 소품보다 더 예쁜 마카롱
음성여행-42
▲ 완소 카페 등극
음성여행-43
▲ 마카롱, 사람들이 이걸 좋아하는건 허세라고 생각했다.
음성여행-44
▲ 하지만 정말 맛있었다;;
음성여행-45
▲ 다른걸 먹어봐도 맛있다.
음성여행-46
▲ 커피랑 먹으면 더 꿀맛
음성여행-47
▲ 이 카페 때문에 음성을 또 갈 수도 있다 :)

음성 당일치기 여행 끝!

저의 여행 순서는 감곡매괴성당 - 외할머니집(점심) - 음성 읍내구경 - 디저트바이한나(휴식) - 미타사 - 반기문생가 - 초향기칼국수(저녁) 순이었어요. 나름 타이트합니당ㅋㅋ 팁을 드린다면, 음성은 관광지들이 멀찍 멀찍 떨어져 있는 스타일이라 여행 전에 동선 확인을 반드시 할 것~!! 그럼 좀 더 이동하는데 있어서 효율적인 여행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음성 여행은 이렇게 끝이 났어요. 먹을거리, 볼거리 모두 만족했던 여행, '힐링'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간 건 아니지만 돌아다니다보니 힐링이 됐던 여행이었습니다. 리스트에는 더 많은 맛집과 카페, 관광지가 있었지만 역시 하루안에 모든 곳을 돌아볼 수는 없었구요. 이 날 못 가 본 곳들은 다음 음성여행에서 하나씩 또 채워나가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