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 a/s 받다가 선생님 된 사연 | 마이크로소프트 서비스센터 후기

2020. 1. 10. 07:00제품리뷰

잘 쓰던 마우스가 고장났다.
새로 사야되나?
일단 a/s 문의라도 해야겠다 싶어
서비스센터에 전화했다.

뚜뚜뚜...
직원이 받았다.
글로벌 기업답게
적당한 무뚝뚝함이 느껴졌다.

"저, 마우스가 고장이 났는데요...a/s 되나여?"

익숙하다는 듯 그는
메뉴얼대로 이것저것 나에게 물어봤다.
그렇게 순조롭게 끝나는 듯 싶었는데.

"고객님, 마우스 pid 불러주세요."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
pid? 그게 뭐지.
아무리 찾아봐도 마우스에 pid 라는건 보이지 않았다.

직원이 얘기하는게 뭔지는 안다.
Product ID 의 줄임말이겠지.
제품마다 그게 다 붙어있겠지.
근데 내 마우스엔 없는걸 어쩌란 말이니.

마우스 뚜껑 열어서 정말 열심히 찾았거든? 근데 없잖아 pid...

마우스 이곳저곳을 꼼꼼히 살폈지만
pid 라는건 없었다.
대신 시리얼 넘버로 보이는 번호가 있어
이 번호를 직원에게 알려주려 했다.

그러자 서비스센터 직원은
pid 가 없는 제품은 없다며
pid 를 내게 계속 요구했다.

하... 그래. 내가 번호 하나 못 찾는 선생님이라 이거지?

센터 직원의 말투는
나를 한심하다는 듯
이미 선생님 취급을 하고 있었다.

살짝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일단은 작전상 후퇴하기로 했다.
(내가 진짜 못 찾는걸수도 있으니)

그리고 마우스 전체를 사진으로 찍어
서비스센터로 전송해 주고,
이따 다시 이야기하기로 했다.

(잠시 후...)

서비스센터 직원과 연결됐다.
내가 보내준 사진을 확인했는지 물어봤다.
사진을 봤고 제품 번호를 확인했단다.

도대체 제품 번호가 어디 있었던거지...?

그냥 전화를 끊고 a/s를 마무리 했어도 됐는데
나는 넘 궁금해서 직원에게 물어봤다.

"저, 그런데 pid가 어디 있었나요?"

그러자 서비스센터 직원 왈.

"거의 모든 MS제품에 pid가 있는데 이 제품만 시리얼넘버로 되어있네요..."

넘나 황당한 답변이었다.
그래서 뭐 어쩔??!!
내가 첨부터 pid 가 안보이니
시리얼 넘버 불러주겠다고 하지 않았니.

결론적으로 내 말이 맞았던 거다.
이 사람은 자기가 알고있는게 전부라 생각하고
날 선생님 취급했던 것...

MS 센터 직원 땜에
마우스 사진 찍느라
쓸데없이 낭비한 30분이 아까웠다.

조금 열이 받아서
한바탕 진상쇼를 펼쳐야 하나 잠시 고민했다.

이 사람도 서비스센터에서 일하면서
고생많겠지...
본인도 언젠가 선생님 나이가 되면
깨닫겄지...

그렇게 나는 간디의 마음이 되어
조용히 통화를 끊고
마이크로소프트와의 a/s를 조용히 마무리했다.

그려... 제품만 잘 교환되면 되는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