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27. 15:56ㆍ칼퇴의품격 일상/일상과 생각
퇴사 후에 좋은점에는 몇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하나는 개인 업무를 평일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직장인들, 특히 사원급들은 적금통장 하나 만들러 가는것도 온갖 눈치 다 봐야할 것이다. 심지어 휴가를 내야만 가능할지도 모른다.
2016년의 잉여킹인 나는 평일 아침 자동차 정기점검을 받으러 유유히 집을 나섰다. 방에만 틀여박혀 있다보니 이게 얼마만의 외출인지 모르겠다. 라디오는 볼륨Up, 나는 기분Up 이다.
정비소에 도착했더니 직원분이 주차 안내를 해 주신다. "여기에 차 대시면 떼떼뗴..." 사상 최대 한파라 직원분 입이 얼어서 말도 꼬였다. 서로 쳐다보며 아침부터 '빵빵' 터지는게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이 무슨 날인가? 직장인일 때는 꿈꾸기 힘든 평일 아침 아닌가. '사람들도 많이 없을테니 특급 서비스를 받겠지'는 나만의 착각이었다. 정비소 쉼터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이럴 때 보면 세상에 자유로운 사람들 참 많다는 걸 느낀다.
한시간 후에 자동차 점검이 끝났다. 이 차가 올해로 6년차인데 차 상태가 대부분 좋단다. 많이 안 타고 다녔냐고 3번은 내게 물으신 듯 하다. 회사 다닐 때 출퇴근용으로는 제격이었는데 요즘은 운행할 일이 많이 없어졌다. 우버가 합법이라면 그걸로 어떻게 활용이라도 해볼텐데.
마지막까지 밝은 미소 지으시는 정비소 직원분들 보며 조금 미안했다. 이렇게 까지 친절하실수가... 힘드실 거 같기도 하고. 여러모로 마음이 쓰여 나올 때는 그분들께 90도 폴더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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