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 750원의 클라스, 베트남 후에(Hue) 괜찮은 카페 '카페 무오이(Salt coffee)'

2018. 9. 13. 07:30세계여행 헬로우/베트남 종단 프로젝트

현재 베트남 종단 여행 중. 지금은 베트남 중부의 역사도시 후에(Hue) 이다. 베트남의 경주라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르는데 나는 역사보다는 이곳에서 '분보후에'라는 음식을 맛보고 싶을 뿐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요리조리 사람들을 피해가며 분보후에 음식점을 찾으러 다녔다. 지나가다 보면 Bún bò Huế (Bun bo Hue) 라고 적힌 식당이나 노점상 같은 것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나는 이왕이면 본토에서 먹을 거 제대로 된 곳에서 먹어보고 싶었다.

겨우 찾아간 곳은 오늘 휴업함. 돌아나와서 노점상에 Bun bo Hue 라고 적혀있길래 분보후에를 달라고 했더니 없단다. 저녁에는 안파는건가. 하루종일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닌게 힘들어서 그냥 그 노점상에서 파는 반미를 하나 먹었다. 콜라랑 같이. 두 개 합쳐서 25,000동. 반미는 15,000동 정도인 듯 싶다.

한국에선 먹고 돌아서면 배고프던 나인데 여기선 저녁에 반미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뭐지.. 왜 그러지.. 나도 소름 돋는다. 혹시 지나가다 분보후에를 만나면 또 먹을수도. 그나 목적지?까지 가는동안 더 이상의 분보후에는 없었다.

밥 먹고 온 곳은 후에 로컬 카페, '카페 무오이' 이다. 구글에서는 Salt coffee 라고 검색하면 나온다.지금 이 글을 쓰는 시간이 오후 8시가 넘었는데 테이블이 현지 애들로 꽉 찼다. 굳이 애들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베트남 젊은층이 많이 찾아서 그렇다.

태국의 카페는 저녁 8시가 넘고 9시가 다 되어가면 거의 영업을 종료하려고 하는데 베트남은 이제 시작이다. 저녁 7시반부터 8시반까지 사람들이 카페에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대이다.

카페든 음식점이든 로컬이냐 아니냐 구분하는 경계선이 명확하게 있는건 아니지만 일단 가격을 보면 알 수가 있다. 여행자들에게 하나둘 알려져서 트립어드바이저 같은 곳에 상위권에 등재된 곳들을 가보면 대체로 가격이 무진장 비싸다. 가게 주인도 하나둘 외국인들이 오니 가격도 슬금슬금 올린 듯.

카페 무오이는 가격이 아직 로컬이다. 대표 메뉴가 카페이름과 동일한 카페무오이 인데 15,000동 밖에 안한다. 15,000동이면 길거리 카페쓰어다 가격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아, 그런데 여기는 가격이 싼 대신.. 그러고보니 에어컨이 따로 없다. 그냥 오픈형에 선풍기 돌아가고 벽이 뚫려있음. 그리고 갠적으로 가장 큰 단점으로 생각하는건 사람들이 담배를 핀다는 것 -_-;

단점이 너무 세긴한데 아무튼 그거 빼고는 로컬 젊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카페로 소개하고 싶다. 그리고 베트남 사람들이 담배피는게 꼭 이 카페만의 단점도 아니다.(회사 사무실에서 담배 폈다는 우리나라 90년대를 떠올리면 된다) 커피맛도 독특하고 좋음. 무오이(Muối)는 베트남어로 소금이라는 뜻이다. 베트남 휴양지인 푸꾸옥에 가보면 무오이를 잘 알게 될 것이다. 거기서 무오이 땅콩 엄청나게 팔며 심지어 맛있기까지 함...

베트남 커피하면 가장 유명한게 카페쓰어다(연유커피), 그리고 콩카페의 코코넛커피, 하노이의 에그커피 정도가 있을 것 같다. 내 생각에 카페무오이도 한 축에 낄 만한 애다. 커피에 소금이라니. 커피에 소금이라니!!!! 이 짭쪼름하면서도 달달한 맛은 뭐지. 나에게 사업 수완이 1%라도 있었다면 이거 한국에 가져왔을 것 같다. (하지만 나에겐 먹는 입만 있음)

좀 전에는 갑작스럽게 비가 억수같이 퍼붓더니 1시간이 채 안지나서 말짱해졌다. 비가 오니 사람들은 오토바이 헬맷부터 챙기러 간다. 난 렌트한거라 챙기러 가지 않는다. 왔다갔다 하면서 내 몸이 더 젖을 것 같다.

카페무오이는 영업시간이 열시까지이다. 나는 첨에 하노이 올드쿼터 같이 관광객이 많은 곳만 그렇게 늦게까지 하는줄 알았다. 그런데 하노이를 지나서 '후에'까지 오다보니 얘네들은 한국인만큼이나 늦게까지 일한다. 아 대신 낮 동안 브레이크 시간이 보통 3-4시간 된다. 아마도 한 낮은 너무 더워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카페무오이. 커피에 소금을 섞은 맛이 궁금한 사람은 꼭 한번 와보길. 단돈 15,000동. 우리 돈 750원. 왕복 그랩(Grab) 값이 더 나올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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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무오이. 가성비 갑.. 담배피는 사람만 없다면 감성은 보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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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가 넘은 시간, 주차된 오토바이 수 만큼 카페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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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막 그친 후의 이 느낌 어떻게 할건데? 나도 몰라, 넘 좋아! 혼자 묻고 혼자 답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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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치앙마이 카페에 따라오진 못하지만, 베트남에도 희망이 보인다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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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보이려는 찰나, 여기서 그 촛불이 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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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타령은 그만하겠다.. 이 카페 특유의 소금커피 맛은 맛 본 사람이 승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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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짜'는 덤. 아이스는 취향껏 먹으라고 따로 담아주는 센스. 이거 베트남 센스 아닌디!? 아무튼 소름이다. 이 모든게 얼마?? 15,000동. 드루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