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푸꾸옥 여행 3일차: 라하나리조트 조식, 카페쓰어다, 즈엉동 야시장

2018. 9. 4. 09:00세계여행 헬로우/베트남 종단 프로젝트

푸꾸옥 여행 3일차. 우기 날씨의 동남아답게 아침부터 비가 보슬보슬 내린다. 어제도 내리더니 오늘도 내리는구만. 그래도 우리나라 비처럼 드세진 않아서 내리다가 금방 그치고 만다. 구름만 잔뜩 낀 상태의 날씨. 여행하기에 나쁘지 않다.

리조트 조식을 먹으러 갈 때는 비가 내리던 상태여서 프론트에 전화를 해서 버기카를 불렀다. 룸 넘버를 불러주고 "버기?" 한마디면 끝. 1분도 안되서 방 앞으로 버기카가 왔다. 꽃청춘이 라오스에서 타던 그 버기는 아니다.

라하나리조트 조식

질리지 않을까 괜한 걱정을 했는데 라하나리조트의 조식은 꽤나 괜찮다. 어제랑 비교하면 몇 가지 음식이 바뀌었다. 음식 관리도 잘 하는 편이어서 죽이 늘러붙지 않게 잘 저어준다. 베트남이 중국의 영향이 있어서 그런가 '콘지'라는 죽이 아침마다 있다.

어제도 조식을 2시간 동안 먹었는데 오늘도 조식은 2시간이다. 바빠 보이는 옆테이블은 한 눈 판 사이에 사라지고 없다. 나는 묵묵히 먹는중. 어제처럼 많이 들어가지는 않지만 꿋꿋이 뱃 속에 눌러 담는중. 리조트를 나가면 금새 배고파지니 여기선 먹는게 남는거다.

오늘은 뭘할까 하다가 일단은 당장 할 일이 있어서 카페로 가본다. 지금 리조트가 좋지만 노트북을 하기엔 인터넷이 좀 답답한 편. 푸꾸옥이 인터넷이 빠르진 않다. 작업을 하려면 카페가 나을듯.

푸꾸옥 카페쓰어다

즈엉동 시장쪽에 '카페쓰어다'가 있다. 원래 연유커피라는 뜻이지만 이 카페는 이름 자체가 카페쓰어다다. 얼마나 연유커피에 자신이 있는건지. 마치 카페이름을 아메리카노로 지은것과 비슷한 격.

베트남은 태국과는 확실히 달라서 애초에 큰 기대를 한 건 아닌데. 확실히 감성적인 면에서 태국과는 큰 차이가 있다. 아기자기한 면에서는 베트남이 떨어지는 편이다. 물론 본인이 느끼는 감성은 사람마다 다른 것이긴 하다.

카페에 들어가서 한국이나 태국에서 하던 것처럼 카페를 좀 둘러보았다. 저기 좁은 2층 계단이 보여서 2층으로 올라가 보려고 했다. 일단 자리 스캔을 좀 한 후에 주문을 하는게 내 패턴이니까. 그런데 뒤에서 직원이 자꾸 잡는다. '오더 히어'를 연속 3연발로 외치는 듯 했다.

나도 영어를 잘 못하고 그쪽도 영어를 잘 못하고. 잠시 둘러보고 주문하겠다고 풀바디랭귀지 스킬을 시전했으나 잘 통하지 않는다. 그냥 베트남 문화구나 생각하고 이내 포기한 후 주문을 하였다.

주문한 메뉴는 연유커피. 카페쓰어다에서 카페쓰어다를 맛 봐야지. 주문 하니까 작은컵에 얼음을 넣어 티를 우린걸 하나 준다. 그리고 번호표를 준다. 번호시스템은 정말 오랜만이라 반갑다. 필리핀에 망이나살 가면 하나씩 주는 번호표인데 여기서 보다니.

얼음물은 마시라고 준 것이지만 처음엔 일단 눈치를 좀 봤다. 다른 베트남 사람들은 어떻게 먹는지 일단 스캔 시작. 예전에 한번 한국에서 물티슈 불리는 물에 빵을 찍어먹은 적이 있어서 이런 정체를 알 수 없는 물 앞에서는 항상 긴장을 하게된다.

카페쓰어다 한 잔 가격은 25,000동. 커피 가격이 참 저렴하다. 당 떨어질 때 한잔씩 벌컥벌컥 마시기에 좋다. 태국도 커피가 이런식으로 달달한 편인데 그쪽의 달달함과는 결이 좀 다른, 하지만 충분히 매력있는 맛이 있다. 여기는 여기대로 나중에 한국 돌아갔을 때 그리워 질 만한 맛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베트남 연유커피'라면서 흉내내는 집에서 되도록 안마시는게 좋다. 첫 맛은 베트남에서 느끼는게 최고임)

인터넷 작업을 해야되서 왔는데, 카페가 인터넷이 그나마 빠르대서 왔는데. 썩 또 빠른편은 아니다. 중간 중간 끊기기도 하고. 그냥 리조트보다 나으니 위안을 삼아본다. 어쨌뜬 이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거니까.

푸꾸옥 즈엉동 야시장

푸꾸옥의 유명한 관광코스 중 하나 즈엉동 야시장에 갔다. 야시장이라고는 하지만 오전부터 장사하는 곳도 있다. 오후 4시쯤 되면 상인들이 본격적으로 판을 깔기 시작하는 곳.

여기 야시장의 땅콩은 한국인한테 유명한지 메뉴판에 한국어가 있다. 땅코에 작은 통 하나에는 3만동. 5개 사면 1개를 더 준다. 나는 어제 봐뒀던 상점으로 갔다. 땅콩 상점은 시장 내에 여러개가 있고 모두 같은 브랜드이며 가격도 같다. 그냥 친절하게 해주는 곳에 가서 사는게 낫다.

이 가게를 고른 이유는 앞에서 호객행위 하던 남자애 때문이었다. 시장을 돌아다니면 땅콩 맛 보라면서 여기저기서 땅콩을 후하게 막 주는데 이 남자애가 달랐던 건 자기 스스로도 계속 땅콩을 먹기 때문이었다. 남한테 줘야 될 땅콩을 지가 게속 먹다니.

어제에 이어 오늘이 두번째 간 것인데 여전히 호객용 땅콩을 자기가 집어먹고 있었다. 땅콩을 정말 좋아해서 이 일을 하는듯이 보이는, 암튼 넘나 웃긴 남자애였다. 나보다는 띠동갑 이상 어리겠지. 그러나 그의 열정은 내가 한 수 배운다.

그를 기념하기 위해 평소에 잘 안하는 짓인데 사진 요청도 했다. 여행가서 모르는 사람이랑 사진찍는건 진짜로 오랜만. 한장 찍고 이제 집에 가려고 하는데 한장 더 찍잔다. 자기 표정이 안좋았다며. 심히 웃어보이며 한장을 다시 찍었다. 현지인하고 사진 2장 찍은건 첨이다.

(인터넷 사정이 안좋아서 사진은 한국에 가서 올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