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소비를 줄여야 하는 이유

2016. 1. 13. 07:30칼퇴의품격 일상/소비줄이기

너 수억 모으겠다.

회사다닐 때 개발팀 김모 과장님한테 자주 들었던 말이다. 너 수억 모으겠다.절약습관을 가지고 농담조로 하는 말이었다. 좀 쓸 걸 그랬나 싶기도 하지만 퇴사한 지금은 월급 모아놓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임모 과장님은 사원 시절에 술 퍼먹는다고 쓴 돈 좀 아꼈으면 지금 꽤 모았을텐데... 라며 혼잣말로 반성을 하곤 했는데 이런 사례를 보면 돈은 역시 아끼는게 본인에게 이롭다. 왜냐하면 돈을 필요한 곳에 잘 사용하는게 오히려 어려우니 그냥 덜 쓰는게 낫다는 것이다.

자린고비 정신
먹는것 까지 참아야 했던 자린고비 정신의 조상들. 나는 아직 이 정도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소비로 푸는 직장 스트레스

사원 대리 시절에 받는 200~300만원의 월급은 아주 큰 돈이다. 하지만 이 돈을 받기 위해 회사에 쏟아야 하는 개인의 시간을 생각하면 오히려 월급이 적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다녔던 회사, 우리 팀은 저녁 9시까지 남아있는 것이 기본이었고 그 이상 일하는것도 '일상다반사'였다.

그렇다 보니 여기에서 오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소비로 풀 수 밖에 없었는데 상대적으로 '시간 <<< 돈'이 많으니까 시간 대신 돈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특히 필요 이상으로 먹는데 돈을 썼는데 야근 후에 치느님을 영접하는것이 회사 생활의 패턴이 되었다.

야근 후 먹었던 가성비 뛰어난 치킨
야근 후 스트레스 해소로 먹었던 치킨, 가성비가 뛰어나 많이 먹다보니 다음 날 속이 쓰려 또 스트레스를 받는 악순환의 연속이 시작되었다.

월급쟁이의 한계, 수억 모을 수 없다.

너 수억 모으겠다. 라는 말은 하는 사람이나 듣는 나 자신이나 그렇게 못 모은다는걸 잘 안다. 농담은 농담일 뿐 회사 월급으로 돈을 얼마나 모을 수 있을지는 엑셀에 수치 입력한 후 드래그 쭉 해 보면 답 나올 것이다.

그렇다고 아예 불가능하다고 할 수는 없다. 운 좋게 50세까지 회사를 다닐 수 있다면 어느 정도의 부의 축적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회사에서 무수한 야근과 맞바꾼 내 '인생'에 대한 보상이 그 '얼마의 돈'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초라하고 서글픈 현실이 아닌가 싶다.

월급은 내 마음대로 올릴 수 없다. 심지어 내년도 인상폭도 사실상 정해져 있다. 그러나 소비는 내가 조절할 수 있다. 회사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생각하는 당신이라면 특나 소비를 반드시 줄여야 한다. 그래야 언젠가 회사의 테두리를 벗어났을 때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비축되어 있을 수 있다.

오래 써서 끊어진 벨트
회사에 출근하던 어느 날, 몇년 째 사용하던 벨트가 산산조각나며 끊어졌다. 한 벨트만 너무 오래 사용했더니 이런 참사가 난 것이다. 나 때문에 벨트 회사 망하진 않았을까 걱정된다.

소비를 스스로 제어하는 것. 특히 취준생이나 신입사원이라면 자신만의 소비 철학을 반드시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 회사에서 '소'처럼 일하는데 '돈도 내 마음대로 못 쓰냐'고 반론 할 수도 있겠지만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소비, 즉 소비를 위한 소비는 본인에게 조금도 도움되지 않을 뿐더러 악순환의 연결 고리를 영원히 끊어내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