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사표 이후 첫 일주일

2015. 12. 3. 18:20칼퇴의품격 일상/칼퇴 생각

지난 5년간 다녔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이번주부터 '자유인'이 되었다. 수입이 없다는 불안감이 날 조급하게 만들진 않을까 싶어서 천천히 생활하고자 마음 먹었다. 그렇다 보니...

  • 월요일 낮잠,
  • 화요일 낮잠,
  • 수요일 낮잠.

3일동안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웬만한 사람은 이렇게 잠만 자는것도 쉽지 않을꺼다. 주로 집에 있다보니 다른 사람하고 대화한거라곤 이마트에서 장볼 때 정도이다.

"아줌마 이거 얼마예요? 현영(현금영수증) 해주세요."

오랜시간 직장인으로 길들여진 생활을 하다가 자유가 그리워 회사를 나왔다. 지금은 뭐든지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토록 원했던 자유가 지금은 가장 어렵고 두렵게 느껴진다. 미드 '왕좌의 게임'이란걸 보면 대너리스라는 여왕이 노예를 해방시켜 주는데 그 노예들이 불안해진 삶을 못 견디고 다시 노예로 돌아가려 하는 심리와 비슷한 것 같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이러한 상황을 마흔이 되기전에 맞이했다는 점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에게든 찾아올 순간일 것이다. 단지 나는 타인에 의해 정해지기 전에 나 스스로 새 길을 선택했다. 학자금 대출이니 전세자금 대출이니 하는 빚이 없는 상태인 것도 참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 뭘 하며 살지, 어떻게 살아갈지는 잘 모르겠다. 글을 다 쓰고 나니 배가 고프다. 밥 부터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