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구별법 《가짜과학 세상을 여행하는 팩트체커를 위한 안내서》 책 리뷰

2023. 5. 1. 07:00도서 리뷰

가짜뉴스가 난무하는 세상이다. 아니, 난무한다기에는 이런 세상이 된지 너무 오래되어 가짜가 자연스러운 사회다. 짜가가 판치는 세상. 한국 사회에 살면서 가짜뉴스가 뭔지 아직 모른다면, 당신은 어린 아이와 같다.

내가 뉴스보도를 신뢰하지 않게 된 건 세월호 사건이 시작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 역시 어린 아이의 순수함을 간직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세월호 관련 쏟아지는 뉴스를 차곡차곡 관리(?) 하다보니 "그땐 맞고 지금은 틀리다" 식의 앞뒤 다른 내용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

내 경우 가짜뉴스 구별은 이렇게 한다. 의심스러운 기사를 쓰는 매체나 기자 이름을 저장해놨다가 4~5번 이상 거짓말이 반복되면 쓰레기 언론 또는 기레기로 판정한다. 이들이 내보내는 모든 기사가 가짜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진짜 중에 가짜를 섞는 게 더 무섭기 때문에 무시하는 편이 낫다.

또한 내가 가짜로 판정한 매체와 친척 느낌이 나는 매체는 함께 슈레기로 묶어 버린다. 예를 들면 경제지인 척 포장하는 (실제로는 대기업 광고지에 불과한) OO경제 시리즈는 95% 가짜로 보는 편이다. 이들이 부동산 관련해서 과거에 쓴 기사와 지금 쓰는 기사를 비교해 보시라.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기사가 태반이다.

가짜과학 세상을 여행하는 팩트체커를 위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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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이라는 거짓말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내 건강과 재산을 지키는 방법"

우리 어머니가 나한테 이런 말을 했다. "야는 원체 의심이 많아 가지고..."

그렇다. 나는 의심이 오지게 많다. 세월호 사건 이후부터 언론은 특정 2~3개 외에 전부 믿지 않으며, 가습기 살균제 사고 이후로는 제조회사 마저 믿지 않는다.(특히 화학 기업이라면...!) 그것이 나를 지키는 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직 순수함을 잃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정도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지 않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세상 만물 다 의심하며 사는 게 좀 피곤한 게 아니다. 가끔은 나도 아무것도 모르던 "순수의 시대"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가짜의 세계에 막 입문한 우리 초심자는 가볍게 시작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한 권 추천하고 싶다. 2023년 4월 14일, 따끈따끈하게 초판 인쇄되어 나온 "가짜과학 세상을 여행하는 팩트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책이다.

지은이는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는 "뉴스톱"의 기자이다. 언론의 가짜뉴스 뿐만 아니라 허위/과장 광고, 가짜 과학까지 폭 넓게 사레를 소개하면서 왜 그것이 가짜인 지를 설명하고 최종 판별을 하는 내용을 담았다. 뒷부분은 진짜/가짜를 독자 스스로 검증할 수 있도록 How-To를 넣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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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접하다보면 가짜에도 패턴이 있음을 알게 된다.

책에는 다양한 예시가 있다. 코로나 시국에 가장 핫 했던 이슈인 남양 불가리스 사기 사건부터,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백신 관련 가짜뉴스를 퍼뜨렸던 극우 정당 의원의 말, 한 때 모두가 믿었던 "건강에 좋은" 음이온 뿜뿜 나오는 제품 등 대한민국을 떠들썩 하게 했던 각종 이슈가 책에 실려있다.

TV를 아무 생각없이 보고 있는 어머니에게 "엄마 있잖아요. 근데 저거 다 가짜예요..." 라고 이야기를 말을 하면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을 하신다.

"야야, 설마 대기업이 그러겠냐. 야야, 설마 국회의원이 자기 이익 때문에 그러겠냐."

열불나는 상황이지만 우리네 부모님들은 이토록, 사무치도록 순수하시다. 이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보니 가짜 정보는 오늘도 TV를 통해, 유튜브를 통해, 카톡 단체방을 통해 날개 돋힌 듯 유통되는 중이다.

가짜과학 세상을 여행하는 팩트체커를 위한 안내서》를 다 읽고는 이 책을 부모님께도 선물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40년 넘게 책을 안 보신 분이라 드린다고 읽을 지는 모르겠지만, 내 말 보다는 책을 더 신뢰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보며...!


Yes24에서 제공받아 읽음 / 재밌음 /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