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온눗(On Nut) 맛집: 임숙(Imsuk)에서 카파오무쌉의 행복을 느끼다

2019. 10. 25. 07:00태국여행 싸와디캅/방콕 여행

태국 방콕의 온눗(On Nut)에서 일주일 있을 때이다. 여기는 외국인으로서, 장기간 머물기 적절한 곳으로 저렴하고 맛있는 식당들이 많다. 내가 주로 이용했던 곳은 테스코와 빅씨(Big C) 안에 있는 푸드코트이다. 특히 테스코는 지하철 온눗(On Nut) 역과 연결돼 있어서 자주 이용하였다.

그러다 한 번은 새로운 맛집을 뚫어 보려고 역 주위를 배회하기 시작했다. 여행하면서 가끔씩 시도하는 방법이다. 구글맵을 버리고 우연에 기대는 식당 찾기. 성공률은 반반이지만 지루해지는 여행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방법이기도 하다.

돌아다니다 찾은 식당은 임숙(Imsuk)이라는 곳이다. 왠지 모르게 발음이 한국스럽지만, '임숙(อิ่มสุข)'은 태국어로 행복을 뜻한다. 식당 이름이 행복이라니,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이름이다.

 

Imsuk

★★★★★ · 태국 음식점 · 12 Soi Sukhumvit 50

www.google.com

태국어 가득한 로컬 식당

블로그에 나만 아는 스팟, 나만 아는 맛집을 소개할 때 괜히 기분이 좋다. 그걸 위해 랜덤으로 돌아다니는 것이기도 하고. 하지만 막상 현지 언어로만 된 간판 앞에 서면 쪼그라드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프로인 척 보이고 싶지만 내공이 그닥 없다는 게 드러나는 순간이다.

임숙 식당은 다행히 바깥 유리에 음식 사진들을 붙여 놓았다. 거기다 실내에는 에어컨 바람이 생생 부는, 도전 난이도 下에 속하는 로컬 식당이었다. 이 정도면 한국인 후기가 하나는 있을 법한데, 하나도 없는 게 오히려 특이하다. (걱정 마 임숙아, 내가 있잖니)

실내가 엄청 깔끔하지?
야외에는 무려 신형 선풍기가 있다구

태국의 식당들은 기본적으로 메뉴 종류가 많다. 100가지 넘는 곳도 다반사다. 그에 비해 임숙 식당의 메뉴는 달랑(?) 20여 가지... 이거 뭐 맛집 스멜인가? 선택의 폭을 확 좁혀줘서 땡큐이다.

뭘 주문할까 좀 고민하다가 안정적인 메뉴로 2가지 골랐다. (당당한 척 들어왔지만 실제론 쫄보) 태국 음식 중 내 영혼의 음식이라 할 수 있는 카파오무쌉과 실패하기 어려운 메뉴, 팟타이를 주문했다. 너무 안정적인 메뉴만 골라 주문했나...? (-_-)

카파오무쌉과 팟타이

카파오무쌉은 밥심으로 사는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음식이다. 다진 돼지고기와 바질을 볶아 밥과 함께 먹는데 계란 후라이가 추가되면 더 맛이 있다. 태국식 볶음밥은 기름기가 많은 중국식과는 달라서 많이 먹어도 느끼하지 않다.

팟타이도 깔끔하고 정갈한 맛이다. 에어컨 바람 솔솔 불어오는 식당에서 흰 접시에 서빙되는 이 팟타이의 가격은 단돈 2,000원이다. (카오산에서 땀 흘리며 먹는 팟타이는 이제 넣어둬) 고춧가루, 땅콩가루 팡팡 섞고 라임 촥 뿌리면 맵고 고소하면서 상큼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임숙 식당의 메뉴 대부분은 3천 원 정도면 먹을 수 있다. 적당한 가격에 서빙하시는 분들도 친절하고 깔끔하시다. 현지인들이 집에 가기 전에 들러 한 끼 해결하고 가는 곳인 것 같다. 그나저나 포스팅하며 배가 너무 고파 한국에서 카파오무쌉을 검색했더니 가격이 13,000원이다. (젠장-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