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안되는 팀장, 사드 문제를 보며 드는 생각 끄적이기

2016. 8. 17. 07:00칼퇴의품격 일상/칼퇴 생각

최근에 사드 배치 때문에 우리나라가 난리다. 정부의 우두머리들은 자기들 마음대로 다 결정해놓고 '성주 군민들과 소통하겠다'며 말만 번지르르 하는 작전에 또 들어갔다. (이젠 익숙 ^^:)

이미 다 정해놓고 뒤늦게 '지역 주민들과 이야기하겠다'는 것은 다른 말로는 '너희들 의견, 경청하는 척은 해줄께' 라는 뜻인데, 도대체 얘네들은 맨날 왜 이러는 것일까? (양아취니?)

소통 안되는 팀장

회사에도 '리틀 Park'을 자청하는 불통 전문 팀장들이 있다. 그리고 의외로 나이든 팀장보다 젊은 신임 팀장이 불통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타는 경우가 많다. (어디까지 불통으로 달릴꺼니?)

젊은 신임 팀장이 불통이 되는 이유가 뭘까? 내 나름의 분석을 해보면, 자신이 팀장이 되기까지 나름 실패없이 어려움들을 극복해왔고 앞으로도 본인이 밀어붙이는대로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위 '난 하는데 넌 왜 안돼?' 이런식의 H건설사 마인드. (그러나 내가 볼 땐 너가 해도 안된다.)

자동화의 추억

작년에 내가 QA팀에 있을 때 웹테스트를 자동화하는 업무를 했었다. 당시 신임 팀장이 내게 '2달 안에 모든 테스트 케이스를 자동화 코드로 구현해'라고 이야기했고, 업무를 분석해 본 결과 난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내 개인적인 역량과 해외 사례들을 종합했을 때 사람이 물리적으로 하루에 짤 수 있는 코드양을 수치로 뽑을 수 있었는데 목표치는 그것의 2배가 넘었기 때문이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는 팀장에게 '목표치가 너무 높다'라는 말을 자주 했고, 토론의 결과는 항상 '기승전, 해야돼!' 였다. 왜냐면 팀장은 이미 하겠다는 결론을 내 놓고 내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으니까.

지금 생각하면 토론해 볼 시도를 한 거 자체가 부질없는 짓이었는지도 모른다. (야근문화로 인해) 토크의 대부분을 저녁 먹고와서 했는데 그 아까운 시간 혼자 웹서핑이나 할껄 그랬다.

결론

옛말에 누울자리 보고 다리를 뻗으라고 했다. 상대방이 대화가 되는 사람인지를 알아야 한다. 아니라면 재빨리 접는게 낫다.

회사 상사와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퇴사하는 것이 답은 아니지만, 소통을 하려고 지나치게 노력하는것도 아까운 내 열정이 허투루 소비되는 일이다.

굳이 답을 하나 제시하자면, 출근하면서 성경과 불경을 외우며 출근해 보길 바란다. 회사에 도착하는 순간 해탈의 경지에 오르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불통 팀장과 내가 오래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은 커질 수 있을 것이다.

여담

내가 회사에서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했던 테스트 자동화 목표치는 7개월이 지난 지금 여전히 1/5도 못 채운채 우왕좌왕 하고 있다 '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