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조양관 - 근대문화유산 건물에서 먹는 특별한 한정식 | 고창 맛집, 고창 여행

2017. 9. 29. 23:11한국여행 방가/국내 맛집&카페

고창 여행을 하며 저녁을 먹기위해 들른 곳은 조양관 이라는 식당이다. 이곳은 1935년에 일본식 여관으로 지어진 건물이다. 근대 건축물 중에는 유일한 일본식 여관이라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처음에는 여관으로 쓰이다가 현재는 한정식 식당으로 쓰이고 있다. 1930년대 지어진 건물에서 식사를 하면 어떤 기분일까. 이것만으로도 조양관에서 먹는 저녁이 기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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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창 맛집 조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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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질녘, 조양관 모습

고창 조양관에 대해

다음은 조양관에 대한 설명이다. 식당 건물 앞에 있는 문화재 소개푯말의 글을 인용한다.

이 건물은 원래 여관으로 건립하였으나, 현재는 식당으로 쓰고 있다. 1층에는 부엌과 방이 있으며 방 앞에는 쪽마루를 두었다. 2층에는 전면과 후면 쪽에 복도를 두고 1층에서 출입할 수 있는 계단을 2개 설치하였으며, 복도 안쪽의 공간은 전·후면으로 분할한 겹집 형태로 방이 8개 있다. 1층 일부는 변형되기도 하였지만 목재 비늘 판벽과 목골조, 내부 공간이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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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문화재 제 3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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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문화재 등록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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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층 식사하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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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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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넓은 2층 공간이 나온다.

조양관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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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리 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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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관 메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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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관 메뉴판

예약을 하고 식당에 가니 미리 세팅된 자리로 안내를 해주셨다. 오래되고 낡은것들을 좋아하는 나는 식사하기 전부터 기분이 좋아 여기저기를 두리번 두리번 거렸다. 시간이 오래 지나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관리가 잘 되어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메뉴판을 보니 식사 메뉴는 크게 3개, 조/양/관 코스로 되어있었다. 각각 3-4-5만원이고 위로 올라갈수록 좀 더 비싼 음식이 메뉴에 포함된다. 코스 요리 외에는 평일 점심메뉴로 서대매운탕이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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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 코스, 1차로 나온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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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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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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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가니찜

조/양/관 중 '양' 코스를 주문하고 1차로 음식들이 나왔다. 특별한 공간에서 먹는 한정식... 음식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기다리는 재미가 있다. 호박죽으로 시작해서 내가 좋아하는 생선과 고기류 위주로 식사를 하였다.

도가니찜은 평소에는 잘 못 먹는 음식인데 오늘은 조양관에 왔으니 괜히 한번 먹어본다. 이곳에서 음식을 남기면 웬지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여행 왔을 때는 안 먹던 음식도 이것저것 먹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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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서 나온 떡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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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오리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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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비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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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어 삼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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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어 삼합

삭힌 홍어를 눈 앞에서 처음 만났다. 전라도 여행을 하며 여러 식당들을 많이 가보긴 했지만, 보통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식당인 경우에는 홍어가 잘 없다. 아무래도 타 지역 사람에게 삭힌 홍어가 익숙하지는 않기 때문일 것이다.

삭힌다는 것은 썩힌다는 것인데 홍어는 유일하게 썩혀서 먹을 수 있는 물고기라고 한다.(카더라) 그리고 처음 맡아보면 당황할 수도 있는 암모니아 냄새가 스물스물 난다. 다행히(?) 냄새는 이미 맡아본 경험이 있어서 나름 익숙했다.

홍어를 지금까지 먹어본 적은 없지만 이번에는 먹어보기로 했다. 코스요리로 나온거니 지금 아니면 평생 맛 볼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묵은지와 돼지고기가 있으니 어느정도 홍어의 강렬한 쏘는 맛을 중화시켜 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리하여 처음으로 먹은 홍어 삼합의 맛은......? 아... 정말 강하고 새롭더라. 경상도의 과메기보다 더 강렬하다. 누군가 귀를 계속 잡아 당기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마도 평생 이 맛은 잊지 못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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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호박, 고구마 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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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념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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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를 위한 밑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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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젓갈 (창란 / 낙지 / 가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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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도둑 실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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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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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갈한 밥과 국

끝날 때 까지 끝난게 아니다. 떡갈비, 갈비찜, 홍어삼합으로 넘나 배부른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밥이 나왔다. 정갈한 반찬들과 함께... 그렇다. 한국 사람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마지막에 밥은 꼭 먹어야 한다. 더 이상 못 먹을 것 같았지만 밥도둑 젓갈과 밑반찬, 국이 있으니 어떻게 또 다 먹게 되더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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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어둑해진 가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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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은 하늘의 달빛

조양관에서 한정식을 먹는 것은 특별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1930년대 그 시절의 여관방에서 식사를 하는듯한 느낌이다. 쌀쌀한 저녁이 되니 더욱더 감성적이 되면서 기분이 묘해졌다.

이곳이 식당인만큼 맛 부분에서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여러 음식 중 머리에 딱 꽂히는 킬러 음식이 없다는 점이다. 이 한가지가 유일하게 아쉬웠고, 음식의 전체적인 맛은 무난하고 좋았다. 장점으로는 서비스가 매우x2 친절하고 좋으며, 공간 자체가 주는 매력이 상당하다. 이런 곳에서 식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만한 일이 아닌가 싶다.

고창 조양관 위치와 기타정보

  • 주소: 전북 고창군 고창읍 읍내리 296-2
  • 전화번호: 063-564-2026
  • 영업시간: 매일 11:30 - 21:00 (월요일 휴무)
  • 와이파이: 있음(신호 약한편)
  • 주차장: 식당 앞 주차 가능
  • 한줄평: 여행과 식사를 동시에.